중국산 철강 수출량 유지되면 저가공세 또 견뎌내야
무역협회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상승세는 고무적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가 상반기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하반기에도 현재의 부진이 계속되거나 혹은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라 중국산 철강의 해외 수출량에는 큰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중국산 철강과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2024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발표하면서 철강 업종을 '흐림'으로 예보해 하반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철강 업종의 하반기 전망을 두고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호조세인 조선, 자동차 등 산업은 저가 중국제품 수입이 지속되며 상반기보다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하반기 미국의 대(對)중국 철강 고관세 부과 시행, 미국 대선 등이 예정돼 있어 더 많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한국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 등으로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철강업계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여러 요인 중에서도 상반기 철강업계의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이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철강재 수출량은 258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했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철강재 중에서도 중국산 철강재는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올해 1분기 한국 철강재 수입량 402만5000톤 중 약 65%가 중국산 철강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철강의 수출 기조는 중국 건설경기가 부진한 탓이 큰데, 아직까지 눈에 띄는 건설경기 부양 요인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중국산 철강 수출량이 하반기에도 대동소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철강협회는 '월간 철강보'를 통해 "올해 중국의 철강수요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혹은 1% 가량 감소하는 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수요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건설산업 부진의 여파"라고 분석했다.
반면, 하반기 업황이 일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3/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은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112.3으로 100 이상 기준으로 분류되는 '개선' 항목에 포함됐다.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00 이상이면 업황이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고 100 미만이면 악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해당 조사에서는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에 대해, "설비가동률은 악화되나 국제수급상황과 수출단가는 전분기 대비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상승이 최대 애로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이 EBSI 112.3을 기록했다 하더라도, 구분상 '호조'가 EBSI 110 이상에서 150 미만, '보합'이 EBSI 90 이상 110 미만에 해당하는 만큼 하반기 철강산업 업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