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진 중앙회장 '코드 인사' 펼칠 수도
조직 내부적으로 강 행장 지지율 높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강신숙 수협은행장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을 노린다. 다만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선 수협중앙회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수협은행장 인선의 키는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쥐고 있는데 행추 인사 5명 가운데 2명이 중앙회 인사이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행장은 최근 연임 도전 의사를 표명했다. 강 행장은 "2년이라는 기간은 은행장 입장에서는 경영 철학을 펼치기에 기간이 짧다"면서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수협은행의 현안 과제를 차근차근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오는 11월 17일 임기만료를 맞는다. 수협은행 첫 여성 행장으로 2022년 11월 취임한 뒤 지난해 3035억원의 세전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세전순이익은 1857억원으로 강 행장이 올해 목표로 제시한 연간 3300억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 측면에서 연임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한 강 행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중앙회의 지지를 얻는 일이다. 특히 이번 수협은행장 인선에선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의 의중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노 회장이 강 행장의 연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 행장의 연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의견이 힘을 받는 이유다.
업계는 강 행장이 노 회장의 전임인 임준택 중앙회장 체제에서 선임된 인물이란 점을 고려하면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노 회장이 이번 인선에서 코드가 맞는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새 행장을 통해 은행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수협은행을 중심으로 강 행장에 대한 지지율이 만만치 않다. 수협은행의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꾸준히 실적을 개선한 강 행장이 연임을 이뤄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조직 내부에서 중론인 상황이다. 이에 노 회장 역시 수협은행 내부의 의견을 무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협중앙회 노동조합에서도 내부 출신 은행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이달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가 공식적으로 강 행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 출신 인사 가운데 강 행장을 앞서는 인물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 행장에 힘이 실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수협은행 행추위는 기획재정부 장관·해양수산부 장관·금융위원장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3인, 수협중앙회 회장이 추천하는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된다. 다만 업계는 이번 행추위 구성 단계에서 공적자금 굴레가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 부처가 개입할 명분이 줄어들었다는 평이다. 사실상 중앙회의 의중에 따라 차기 행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동진 중앙회장이 차기 수협은행장으로 자신과 관계가 가까운 인물을 내세울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강 행장을 앞서는 경쟁력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라면서 "최근 내부통제 문제가 금융권 전반에서 부각되고 있는 만큼 노 회장이 차기 행장 인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부담스러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