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스퍼 일렉트릭이 ‘하드 캐리’
[녹색경제신문 = 윤정원 기자] 8월 한 달간 시끌벅적했던 전기차 화재 논란과 캐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현대차의 8월 실적이 뜻밖이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캐스퍼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5, 아이오닉6, 넥쏘 등 전동화 모델을 총 3676대를 판매하며 연중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캐스퍼 일렉트릭이 1439대 판매되어 전동화 모델 판매 쾌거를 견인했다. 지난 6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출시 2주 만에 사전계약 8000대를 돌파할 정도로 높은 파급력을 지녔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원래 기아 레이EV와 같은 경차 세그먼트로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소비자 예상을 깨고 차급을 높여 출시한 소형차이다. 현대차가 직접 ‘가성비 전기차’라고 내세울 만큼, 다양한 기술 및 장치들을 자랑한다.
소형차임에도 불구하고 1회 충전당 주행거리가 300km를 넘고,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후석 공간과 러기지 공간이 넓어져 탑승자 편의성이 개선됐다. 칼럼식 변속 레버(SBW) 적용,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와 V2L을 탑재해 센터페시아의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현대차그룹 최초를 넘어, 국내 최초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PSMA) 장치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고령 운전자와 운전에 미숙한 초보 운전자들의 조작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PSMA는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이를 운전자 의지와 상관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한다. 이를 통해 구동력과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한다.
현대차의 PSMA는 일본의 PMPD(페달 오조작 급발진 억제 장치)를 벤치 마킹한 기술로, 이미 높은 고령화 때문에 일본 자동차 90% 이상에 해당 기술이 탑재돼있다. PSMA는 국내 높아지는 ‘페달 오조작 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PSMA 기술이 탑재된 전기차 차량이라는 점이 캐즘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것 같다”며 “최근 잇단 화재로 국내 전기차 수요 감소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연중 최다 판매를 달성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윤정원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