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늘 비공개로 열린 부원장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 발생 여부에 대해 면밀히 시장 감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에 따르면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영풍·MBK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 고려아연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베인케피탈과 손잡고 주당 83만원에 최대 18%의 고려아연 지분을 매수하겠다는 공개매수 신고서를 공시했다. 이는 앞서 영풍·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금액인 주당 75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이 원장은 부원장회의에서 최근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장회사 공개매수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원장은 "공개매수 등 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상장회사 공개매수는 공개매수 관련자들 간의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원장은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감안하여 공개매수자, 대상회사, 사무취급자, 기타 관련자들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향후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장은 "현재 단기적으로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한 상태이나 이후 주가 하락으로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공시자료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투자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고려아연 측은 오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이 될 수 없다고 한 법원의 판결문을 공개하면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모든 주주가 충분한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주 친화적이다"라면서 "아울러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주식을 모두 소각할 예정이므로 실제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