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가운데 2조5000억원 가량이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 미국·유럽 등 해외 부동산 시장 개선 지연 등으로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금액은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면서 "재택근무 등으로 오피스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아 EOD발생 사업장 증가 등 투자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총자산 대비 1% 미만이며, 양호한 자본비율 등 손실흡수능력 감안시 투자손실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덧붙였다.

19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말 기준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7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6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보험이 31조3000억원으로 5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은행 12조원, 증권은 7조8000억원, 상호금융 3조7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 지역별로는 북미가 전체의 63.4%인 36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유럽 10조2000억원, 아시아는 3조90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자산건전성을 살펴보면, 전체 투자 잔액은 감소했으나 손실 우려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기준 금융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 34조5000억원 가운데, 2조5000억원 규모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EOD란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한 채권자(금융기관)가 만기 전에 대출금 회수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채권자에게 이자나 원금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조건이 미달될 경우 채무자에게 즉시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EOD발생 현황을 보면 전체 34조5000억원 중 18조4000억원을 투자한 오피스 빌딩이 7600억원으로 가장 컸다.

한편, 금감원은 EOD 등 특이동향 사업장에 대한 처리현황을 상시 모니터링해 금융사의 적정 손실인식과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유도하고, 금융사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등 건전한 투자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점검‧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