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종투사·신사업 추진 걸림돌 되나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교보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도약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과 신사업 추진 모두 성공해 내는 모양새였으나, 지난해 발생한 '랩·신탁 계좌 돌려막기' 사태 여파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금감원이 해당 사태와 관련해 교보증권과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에게 각각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교보증권이 해당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게 되더라도 종투사 준비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면 당국에 지정 신청하는 것으로 인허가가 필요한 영역은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기관경고 조치를 받음으로써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이 막힐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2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발생한 증권사 6곳의 랩·신탁 계좌 불법 자전거래 혐의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이날 안건에는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의 중징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교보증권을 대상으로 수개월 영업정지 처분과 함께 이석기 대표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 경고 처분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제재심 제재 대상으로 올라간 6개 증권사 대표 가운데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에게만 중징계 처분을 내리며 해당 사유에 대해 교보증권이 랩·신탁 운용에 고유자산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부통제 조직을 통해 진행하고 해당 결정을 승인한 이석기 대표가 행위자로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달 31일 임시 제재심을 열고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물살을 타던 교보증권의 종투사 진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교보증권은 중소형 증권사 실적 부진 가운데서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종투사 진입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51억원, 730억원으로 전년 동기(474억원, 470억원) 대비 각각 58.4%, 55.3% 증가했다.
회사는 최근의 호실적세를 바탕으로 종투사 진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1조9000억원으로 2조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오는 2029년을 목표로 유상증자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울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종투사 지정 선결 요건은 자기자본 3조원이다. 교보증권은 중장기적 전략을 바탕으로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자본확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0년과 2023년에도 최대 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와 내부 이익유보 등을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교보증권이 종투사를 너머 목표로 하는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서는 내부통제 리스크가 당분간 문제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