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카드론 수익 1조2139억원...분기 기준 역대 최다
다만 연체율·연체액 상승으로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 확산
추정손실은 1조원 육박...1년 새 2000억원 가까이 증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저축은행 등 타 업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출 수요가 카드론에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역대급 카드론 수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돌려받기 어려운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어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분위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들의 카드론 수익은 2조4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특히 2분기 카드론 수익은 1조2139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은행, 저축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면서 대출 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 8월 기준 41조8309억원으로 8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매달 갈아치우고 있다.
이렇듯 카드사들은 역대급 카드론 수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채권)은 3.1%로 최근 4년 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카드 대출 연체금액 역시 2023년 9830억원에서 올해 8월 말 1조372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03년(6조600억원)과 2004년(1조9880억원) 등 카드 사태 기간을 제외하고서는 가장 큰 규모다.
이밖에 사실상 회수를 포기한 부실 채권인 추정손실은 9148억원으로 1년새 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8개 전업카드사 중 우리카드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우리카드의 추정손실은 지난해 말 142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031억원으로 608억원 증가했다.
그 다음 KB국민카드(305억원), 하나카드(281억원), 신한카드(123억원), 현대카드(95억원), 롯데카드(51억원) 순이었다.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는 지난해 말 대비 각각 79억원, 29억원 감소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적립 확대, 부실채권 상각과 매각에 투입해야 할 비용 등 고려하면 당분간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가 들어서면서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