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배터리가 트렌드 될 줄이야... CATL 쫓아가는 국내 배터리 3사 'LG엔솔이 3사 중 최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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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배터리가 트렌드 될 줄이야... CATL 쫓아가는 국내 배터리 3사 'LG엔솔이 3사 중 최고봉'
  • 윤정원 기자
  • 승인 2024.10.16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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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부분 생산하는 LFP 배터리...캐즘으로 인한 완성차 업계 수요와 맞아떨어져 'CATL은 횡재'
-고성능 NCM 배터리 집중하던 국내 배터리 3사는 '아뿔싸' 뒤늦게 LFP 개발 착수
-LG엔솔 최초로 르노와 LFP 배터리 계약 체결, 삼성SDI·SK온 2026년 양산 예정

[녹색경제신문 = 윤정원 기자] 트렌드는 알다가도 모르는 것.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점치고 '성능' 중심의 NCM 배터리 개발에 집중했지만 캐즘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울 줄 예상치 못했다. '가성비' 중심의 LFP 배터리에 탁월한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이 완성차업계의 러브콜을 받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LG엔솔,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질세라 LFP 배터리 개발에 매진 중이다. 

삼성SDI가 공개한 상용차용 LFP+ 배터리. [출처=삼성 SDI]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LFP 배터리 '1등' CATL의 천상천하 유아독존 시대... '내가 제일 잘나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이 26.3%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점유율 1위였지만 올해 25.8%을 기록하며 간발의 차로 2위에 등극했다. 상위 5위권 내에 SK온과 삼성SDI도 있어 글로벌 시장 내 K-배터리 영향력은 안정적이나 CATL의 아성을 무너뜨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 

CATL은 LFP(리튬인산철)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모두를 가진 독보적인 기업이다. 근래 자동차업계에선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에 제격인 CATL이 타사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는 상황이다. 

LFP 배터리는 생산가가 저렴하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은 '싸구려 배터리'로 취급받아 왔지만, 현재 업계가 바라보는 인식은 달라졌다. 캐즘으로 인해 전기차 시장 트렌드가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으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LFP 배터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NCM 배터리의 70~80% 수준이고, 가격은 20~30%가량 낮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LFP 배터리 중 95%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 점유율은 CATL과 BYD가 80% 이상이다. 

국내·외에서 LFP 배터리를 탑재한 완성차들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올해 1~8월 국내에 신규로 등록된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Y(1만1054대), 기아 뉴 레이 EV(8431대), KG모빌리티 토레스 EVX(5029대), 테슬라 모델 3(3327대)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제너럴모터스(GM), 포드, BMW, 폭스바겐 등도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패착... '너무 일찍 전기차 대중화를 꿈꿨네'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는 '가성비'보다 '성능'에 중점을 두고 NCM 배터리 개발에 집중했지만 뒤집힌 배터리 판도에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LG엔솔,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 중이다. 

LG엔솔은 3사 중 최초로 차량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LG엔솔은 르노 본사에서 르노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기술력이 건재함을 증명해냈다. 

삼성SDI는 최근 상용차에 최적화한 'LFP플러스' 배터리의 주요 성능을 공개하며 목표하는 승용차용 LFP 배터리 개발에 한걸음 다가가는 모습이다. 2026년부터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으로, LFP 배터리 소재 생산과 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SK온은 LFP 배터리 개발을 마쳤다. 이존하 SK온 연구위원은 "현재 LFP 배터리 상용화를 앞두고 비용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어 해당 부분을 조율하고 있다"고 답했다. SK온 역시 양산 시기를 2026년으로 잡고 있다. 

한편에서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에 비해 너무 늦게 LFP 개발에 착수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어차피 업계 트렌드는 바뀌기 마련이니 그동안 집중해왔던 NCM 배터리 개발 고도화에 표를 던진 분석이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많이 늦은 것은 맞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비춰봤을 때 캐즘은 2029년까지 갈 거라고 보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개발에 성공해서 2026년 양산한다는 계획을 이뤄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LFP 배터리 개발은 향후 회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서도 좋은 것"라고 답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각국의 관세 정책에 의한 무역장벽이 높아지면서 CATL과 BYD 등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 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1등 CATL의 점유율을 나눠가지면서 점유율을 확보하는 방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정원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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