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반납 위기설 돌기도...비상경영 돌입한 업체 '수두룩'
업계, "업황 난조 꽤 오래 지속될 것" 전망 내놓기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회복세를 띠고 있지만, 면세업계 실적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중국 단체 관광객 ‘유커’와 보따리상 ‘따이궁’의 빈자리가 큰 탓이다.
특히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하거나 특허권 반납의 위기에 처한 면세점들도 있다. 이에 면세업계는 각기의 생존전략을 찾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면세업계가 실적악화를 이겨내기 위한 생존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인 평균 면세 구매액은 53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68만6000원)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면세 구매객 수는 지난해 상반기 961만8000명이었으나, 올해는 442만3000명에 그쳤다. 이는 무려 54%가 줄어든 수치다.
내국인 구매객도 지난해 상반기 1473만6000명에서 950만2000명으로 36.2% 감소했다.
한편 면세업계는 중국의 경기 침체를 단체관광객이 줄어든 주된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면세업계의 매출을 담당하던 주된 고객은 중국 단체관광객 ‘유커’였다.
또한 계속해서 높아졌던 송객수수료를 업계가 동결하면서, 면세점을 찾는 중국 따이궁(보따리상)의 발길도 줄었다. 중국 내 수요가 내수에 비중이 옮겨 간 것도 면세업계에 타격을 미쳤다.
이에 국내 면세점들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실적 악화로 인해 지난 6월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조6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 1분기엔 280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2분기도 1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통해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결손금 규모가 계속해서 증가한 탓이다. 이에 업계는 HDC신라면세점이 시내면세점의 특허를 반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기도 했다.
한편 면세업계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1분기 1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현대면세점은 올 상반기 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면세점들은 최근 VIP 고객 공략과 해외사업 확장 등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가속 페달을 밝고 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최근 월드타워점 내 VIP 전용 휴게공간 ‘스타라운지’에서 뉴월드위스키 ‘스타워드’와 ‘밀크앤허니’의 초청 행사를 진행했다. 또한 최근 일본 동경긴자점을 전면 리뉴얼 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동력 확보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또한 다른 면세점들도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엔드 브랜드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달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점에 ‘보테가 베네타’ 매장을 재단장하고 새로 문을 열었다.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점에 에르메스 매장을 확장 이전하고, 지난달엔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럭셔리 시계 편집숍 ‘타임밸리’를 인천국제공항 제 1여객터미널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면세업계의 업황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24일 <녹색경제신문>에 “단기간에 면세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어려운 상황을 업계가 얼마나 잘 버텨낼 수 있을 것인지가 생존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