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HBM 높은 수요 예상돼, 삼성 하이닉스와 격차 줄이지 못해
AI붐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중심에 선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도 엇갈렸다.
일찌감치 HBM 개발에 착수해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의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의 오판으로 HBM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삼성전자는 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쉽사리 좁히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7조 5,731억 원, 영업이익 7조 300억 원, 순이익 5조 7,534억 원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매출 79조, 영업이익 9.1조로 시장 기대치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비단 3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올해 연간 실적 역시 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보다 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HBM 열풍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일찌감치 2025년 HBM 주문이 완판됐다. 미국 기업 마이크론 역시도 수십억달러의 2025년 HBM 주문이 끝났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5세대,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HBM3E 12단 제품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했다.
하이닉스는 일각의 HBM 수요 둔화 우려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일축했다.
지난 24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내년엔도 AI칩 수요가 증가하고 기업들의 AI투자 확대 의지가 확인된 만큼 HBM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AI기술은 단순히 학습된 패턴을 생성하거나 과거 데이터 기반 예측을 내놓는 것이 아닌 다양한 가능성을 생성하고 추론 기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더 많은 컴퓨팅 시간을 필요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I기술이 더 많은 컴퓨팅 시간을 필요로하고 계산 재원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AI반도체나 HBM의 수요 둔화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하이닉스는 HBM 시장은 내년에도 공급보다 수요가 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HBM의 신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 난이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이를 만족하는 제품 공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일반 D램과 다르게 고객들이 HBM을 장기계약으로 체결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