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검사 대상 중소형 증권사 전방위 확대 예상
선제적 사적화해···제재 수위 귀추 주목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증권사 채권형 랩·신탁 불건전 영업 관행을 점검 중인 금융당국이 DB금융투자를 대상으로 집중 검사를 예고했다.
그간 상대적으로 랩·신탁 수탁고 규모가 작아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DB금융투자가 검사에 포함되며 업계에선 DB금융투자를 시작으로 관련 검사와 제재가 중소형 증권사 전방위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채권형 랩·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 행위 검사 대상으로 DB금융투자를 추가하고 이달 중으로 수시검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감원은 증권사의 채권형 랩·신탁 업무 실태에 대한 집중 점검을 하고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가나다순)의 랩·신탁 업무 관련 위법 사항과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등 다수의 문제점을 적발했다.
당시 금감원은 증권사별 랩·신탁 수탁고와 증감 추이, 수익률 등을 고려해 검사 대상을 선정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9개 증권사를 선정해 집중 검사를 했다. DB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는 당시 집중 검사 대상으로 선정된 9개 증권사 대비 랩·신탁 수탁고 규모가 작아 우선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들의 관련 위법 사항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증권사가 운용한 랩·신탁 수탁고 규모가 약 6~7조 원, 중소형 증권사가 약 10조 원 안팎일 것이라 추산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DB금융투자를 시작으로 금감원 집중 검사가 중소형 증권사 전방위로 확대될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DB금융투자 외에도 IBK투자증권이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당시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다음 검사 대상은 IBK투자증권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한편, 금감원이 DB금융투자에 내릴 제재 수위를 놓고도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회사는 지난 4월 관련 피해를 본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사적 화해를 위한 손실보상을 진행했다.
당시 DB금융투자는 손실보상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타사 사례 등을 참고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적화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적 화해 방식의 자율배상을 진행하면 제재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