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 정제마진 약세가 원인
누적 석유제품 수출량은 역대 최대 기록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제 유가가 떨어지고 정제마진도 약세에 접어들면서 국내 정유 4사가 모두 3분기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업계가 역대 최대 석유제품 수출량을 기록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익성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는 모양새다.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 중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3분기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올해 3분기 42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과 국제 유가가 하락한 탓이다.
에쓰오일 역시 올해 3분기 41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올해 3분기 2681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7일 실적 발표 예정인 GS칼텍스 역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 4사가 올해 3분기 일제히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에는 정제마진이 하락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같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및 운송 비용 등을 제외한 값이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과 비슷한 싱가포르 복합 정제 마진은 3분기 배럴당 3.6달러인데, 이는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석유제품의 수요가 줄면서 정제마진도 함께 하락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4분기에는 국제 유가가 안정을 찾으면서 정제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가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감이 상존하나 미국의 견조한 경제 성장 지속과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가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정유업계는 올해 3분기 누적 석유제품 수출량에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는 지난 24일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전년동기 대비 9.5% 증가한 3억7349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8년 이후 6년 만의 최대치인데 국제 석유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호주, 일본 등으로의 수출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