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관세 강화하려는 정책 성향도 강달러 요인으로 꼽혀
6일 원달러 환율, 전날 종가 대비 17.6원 오른 1396.2원에 주간 거래 마쳐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원달러 환율 1400원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2시30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영광"이라는 내용의 승리 연설을 진행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연달아 승리하며 승기를 잡았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2시40분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67명을 확보하며 승리 요건(270명 확보) 달성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것으로 보이자 국내 금융권에서는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재정지출을 대폭 확대시킬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환율 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감세안 연장, 사회보장 연금 관련 세금 폐지 등과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부 공약이 미국의 재정지출을 크게 늘릴 것"이라며 "문제는 늘어난 재정지출이 미국의 국채 발행량을 증가시키고 이에 따라 국채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외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 1450원대에서 형성될 수도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성향 또한 강달러 요인으로 꼽힌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입관세 강화 정책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깜짝 당선됐던 2016년 당시에도 그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환율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금리에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영향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월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할 수 있는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리면 국내 통화정책도 그에 맞춰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오후 3시30분 종가(1378.6원) 대비 17.6원 오른 1396.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74원에 개장해 미 대선 개표가 진행되면서 상승, 낮 12시3분쯤엔 1399.7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1400원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다른 아시아 통화도 약세를 보였다. 달러 대비 엔화값은 154엔을 넘어섰고, 달러 대비 위안화 역외 환율도 1% 넘게 상승한 7.18위안대를 기록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