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IP 제작 속도 붙이기 위해 개별 스튜디오 설립... 퍼블리싱 역량 강화에도 초점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부진에 빠진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엔씨소프트는 신규 IP의 제작 독립성을 높이고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하면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작년 12월 MMORPG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을 야심차게 내 놨다. 이를 통해 '리니지' IP의 공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러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기본적인 게임성은 인정 받았으나, 타겟층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큰 인기를 얻는 데에는 실패했다. 엔씨는 분기마다 자사 PC 게임의 매출을 타이틀 별로 공개하고 있으나, 'TL'은 기타 게임으로 묶이면서 '블레이드&소울' 등 보다 낮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이 반등의 단초를 제공했다. 엔씨는 지난 10월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북·중·남미와 유럽, 오세아니아, 일본 등 지역에 '쓰론 앤 리버티'를 론칭했다. PC와 함께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의 콘솔 플랫폼도 지원했다.
‘TL’은 출시 한 달 만에 452만명이 넘는 이용자 수를 기록하면서 모든 플랫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스팀에서는 판매 및 이용자 수 순위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약 33만명을 기록했다.
콘솔 플랫폼에서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지역에서 10월 플레이스테이션 F2P(Free To Play) 게임 중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콜 오브 듀티’ 등 글로벌 유수의 게임들을 제친 성과다.
특히 공성전 업데이트가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게임 전문 매체 ‘TheGamer’는 “공성전 진행 중 성 안밖에 수 천의 이용자가 몰렸지만 단 한 번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며 “‘TL’이 향후 몇 년 동안 굳건하게 서비스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MMORPG임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확인한 엔씨는 ‘TL'을 포함해 신작 ‘LLL’, ‘TACTAN’ 등 3개 IP의 독립적인 제작팀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운영과 플랫폼 솔루션 지원은 풍부한 경험을 축적한 본사가 맡는 동시에 개별 스튜디오에서의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SK증권은 "개발 부문을 분리함으로써 개발 역량 강화, 퀄리티 개선, 의사결정 간소화에 따른 출시 일정 준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퍼블리싱 역량도 강화해 나간다. 엔씨는 국내 서브컬쳐 게임 전문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의 지분 및 판권 투자를 감행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예고했다. 또한 스웨덴 소재 게임 개발사 ‘문로버 게임즈’에도 350만 달러 규모 초기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홍원준 엔씨 CFO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외부 스튜디오를 통한 퍼블리싱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도 중요성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