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ELS는 거점 점포에서만 판매될 예정
엄격한 제재 예고... "올해 9월 정도 금소법 개정안 마련할 것"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금융위원회가 홍콩H지수 ELS 사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재발을 막기 위해 철저한 제도 보완 및 엄격한 제재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2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조합하면 이날 금융위는 4조6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불러온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한 재발 방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난해한 수익률 구조, 은행권의 영업형태 등을 손실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꼽으며 앞으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것을 예고했다.
ELS는 개별 주식의 주가나 코스피200 등의 주가지수가 일정 범위에 머무를 경우, 계약 만기 시 약정된 수익률에 따라 수익을 제공하는 파생상품이다. 다만 수치가 조건을 벗어나는 상태에서 만기를 맞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위험상품'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초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만기 손실이 확정된 계좌는 17만건으로, 손실금액은 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 “ELS 소비자에게 난해한 수익구조... 영업점 무리한 판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ELS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브리핑 중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에 따른 후속조치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종합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상품 자체 구조에 대한 이해와 은행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대규모 손실 사태의 핵심 원인을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수익률 구조와 은행권의 소위 ‘밀어내기식’ 영업형태를 지목했다.
소비자로서는 ELS는 높은 확률로 정기예금보다 이자를 더 주지만, 동시에 유의미한 확률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상품에 가입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 판매 과정에서 복잡한 금융투자상품을 예·적금과 같은 원금보장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구조였다"며 "경영진은 단기 경영성과 달성을 위해 고수익 금융상품 등의 판매를 전사적으로 독려하고, 영업점은 이를 무리하게 판매하는 등 밀어내기식 영업행태가 만연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ELS는 거점 점포에서만 판매... 금소법 개정으로 과징금↑”
김 부위원장은 "은행은 충분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갖춘 거점 점포를 통해서만 ELS와 같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며 "은행은 거점 점포 내에 물리적으로 분리된 별도의 판매공간에서 자격요건과 일정 기간 이상의 판매 경력을 가진 전담 판매직원을 통해서만 ELS를 판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ELS 외 고난도 금융투자상품도 일반 여수신 이용창구와 분리된 별도 창구에서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5대 은행점포 3900여개 중 5~10% 수준이 거점 점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적 요건을 상당히 까다롭게 했다. 소비자들이 ‘완전히 다른 공간’임을 확실히 인식하게 벽으로 분리하고 출입문도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도 및 판매 개선책과 관련해선 "금융사가 이윤보다 소비자 보호 및 이익을 우선하도록 금융소비자 보호 원칙을 마련하고, 금융사는 이 원칙을 내부통제 기준에 충실히 반영해 엄격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권 불완전판매 발생 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 지배구조법 등에 따라 엄격히 제재해 불완전판매 유인을 차단하겠다"며 금소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과징금 수준도 높일 것이다. 개정안 마련은 올해 9월 정도를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부위원장은 "판매 채널만 가지고는 안 되고 영업 관행이나 문화를 많이 바꿔야 된다"며 금융권의 자정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