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공급망이 불안정한 리튬을 대체할 수 있는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개발 중이지만, 전기차에 주 배터리로 쓰이기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리튬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전해질과 양극재에 들어간다. 1kWh당 순수 리튬 150~200g이 들어가며 전기차 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15kg의 리튬이 필요하다.
리튬은 매장량도 무궁하지 않은데다 공급망이 한정돼 있어 가격 변동성이 심하다. 2022년에는 톤당 8만2천 달러(약 1억2천만 원)을 호가하다 최근엔 가격이 안정되며 3만 달러(약 4천300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리튬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소재 기업들의 자산 평가가 크게 흔들리기도 한다.
이에 따라 리튬을 대체할 수 있는 나트륨이온과 칼륨이온 배터리가 개발 중이다. 그 중에서도 나트륨이온이 리튬을 가장 빠르게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유망하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이차전지 업계에서 주요 키워드로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인터배터리2025에서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자사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중국과의 경쟁력에서 차별화를 갖추었다"며 기술에 자신감을 보였고, LG에너지솔루션도 인터배터리에서 배터리3사 최초로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선보인 바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현재 중국이 기술에서 가장 앞서있다. CATL은 이미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리튬 이온 셀과 함께 새로운 프리보이(Freevoy) 배터리 팩에 적용하고 있다. LFP배터리보다 훨씬 저렴한 나트륨이온배터리로 K-배터리를 가격경쟁력으로 누르겠다는 것이다. 올해엔 2세대 버전의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출시된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능과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소재기업의 연구개발직 관계자에 따르면 "CATL이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하고는 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와 함께 셀을 배합해 사용하는 것이고, 단독으로 전기차에 사용하기에는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며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고 한계점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원자재 값 면에서는 저렴하긴 하지만 지금은 리튬 가격이 안정화돼 있는 상황이고, 나트륨이온 배터리 제조공정 비용까지 합치면 리튬이온 배터리와 가격차이가 그렇게 많이 난다고 보긴 어렵다. 진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설비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재 기업들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투트랙으로 개발하고 있다. 향후 리튬가격이 다시 요동칠 경우 가격 방어를 위해서다. 하지만 중국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당장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의 의견이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