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영화 속 자살하는 자율주행 테슬라, 현실도 그렇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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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화 속 자살하는 자율주행 테슬라, 현실도 그렇게 될까?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5.03.16 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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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leave the world behind에서 테슬라가 자율주행으로 추돌사고를 내고 있다
영화 leave the world behind에서 테슬라가 자율주행으로 추돌사고를 내고 있다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줄리아 로버츠와 에단 호크 주연의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leave the world behind)'는 AI 오류로 인한 지구의 종말을 그린 아포칼립스 물이다.

영화에서는 항해 중이던 배가 해변으로 들이닥치고, 드론이 사람을 공격하고, 비행기가 추락하는 등 AI 작동 오류로 인해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완전 자율주행 모드의 테슬라가 자살을 하듯 일제히 한 곳을 들이박는 모습이다. 수 백대의 테슬라가 전속력으로 달려와 스스로를 산산조각 낸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된 미국인들에게 공포를 줄만한 장면이다. 

이 외에도 AI가 가져올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린 수많은 소설과 영화, 만화들이 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더 나아가 인간의 생각을 조종하고 거짓 정보로 세상을 호도할 것이라는 불안은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 법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장도 인류의 가장 큰 위협으로 AI의 발전을 꼽았다.

그렇다면 정말 인간은 AI의 발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까? 인류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비책도 없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렇지 않다'이다. AI의 균형잡힌 발전을 추구하는 법과 표준들이 발효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의 인공지능법(AI act)가 있다. 이 법안들은 국제표준화기구(ISO/IEC)의 인공지능관리시스템에 대한 국제표준을 따른다. 

법안에 AI 금지행동 목록을 보면 인간의 잠재의식을 조종하는 일, 사용자의 경제적 취약성 혹은 장애 등을 악용해 특정 행동을 할 것을 종용하는 일, 사용자의 성향을 분석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예측하는 일, 혹은 성향 분석을 통해 노조 가입을 예측하는 일 등이 포함돼 있다. 

우리가 상상할 법한 디스토피아적 상황을 방지하는 내용이 꽤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흥미롭다. 우리가 챗지피티(chatGPT)에 정치적 질문을 해도 철저히 중립입장의 답변 밖엔 받을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더해 허위 정보를 가려내는 능력, 개인정보 보안 능력 등이 평가 항목에 들어간다.

효력 없이 떠들어대기만 하는 공염불 같은 법안도 아니다. 작년부터 발효된 인공지능법은 최대 36개월의 유예기간 이후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지금도 유럽시장에 진출하려는 AI 기업들은 표준을 따라야 하며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우리 대기업들 역시 수출 시 표준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국제 AI표준을 따라갈 수 있도록 정부적인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는 관련 기관이 없어 수출하는 기업들이 국제 표준을 맞추기 위해 자구책을 찾아 나서는 상황이다. 

또한 기업들은 국내에 유통되는 AI 서비스에 대해서도 신뢰할만한 평가 체계를 만들어주길 바라고 있다. 이미 AI 수요는 높은데 퀄리티 검증이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새로움엔 반발감이 들기 마련이다. 인간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는 본성이 있다. 100여 년 전 산업화 시대에도, 15년 전 스마트폰의 보급에도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수많은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시대의 물결을 거스르는 건 불가능하다. AI는 가랑비처럼 인간의 삶을 적시고 있고 이제 곧 큰 파도가 될 것이다. 무조건 적인 비판이나 확인되지 않은 공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원칙과 질서를 세워야 한다. 우리가 국제의 AI 표준을 우리가 어떻게 따라갈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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