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계약대출, 전분기 보다 9천억 증가...가계대출 연체율도 전분기比 0.07%p↑
- 금감원, 연체율 등 보험회사 대출 건전성 지표 지속 모니터링
- 보험사 손실흡수능력 제고 및 부실자산 조기정상화 지속 유도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지난해 시중 은행의 대출이 막히자 가계대출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보험사 문을 두드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등으로 1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이 2금융권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계약대출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서민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감독원의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보험회사 대출채권 잔액은 총 269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보다 2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보험계약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135조7000억원으로 3개월 전 보다 1조3000억원 늘어났다. 반면 기업대출은 133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1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은 전분기 대비 9000억원 증가한 7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말 70조2000억원 비교하면 1조4000억원 늘어나는 등 작년 한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같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 2021년말 65조9000억원에서, 2022년 68조10000억원, 2023년말 71조1000억원 등 점진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서민들의 가계 경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일컬어지는 보험약관대출은 갑자기 급전이 필요한 경우 보험을 해약하는 대신 선택하는 수단"이라며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지만 높은 이자와 보험계약 해지라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대출 실행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75%로 전분기말 대비 0.07%p 상승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보다는 0.23%p 상승한 수치다. 보험회사 전체 대출채권 연체율도 전년도 말 대비 0.19%p 높아진 0.61%를 기록했다.
지난해말 기준 가계대출의 부실채권비율도 0.54%로 전분기말 대비 0.05%p, 전년도 말과 비교하면 0.17%p 상승했다.
보험회사 대출채권 중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말 0.55%로 전분기 보다는 0.04%p 떨어졌지만 전년말 보다는 0.18%p 올랐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 대비 0.13%p 하락한 0.68%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체 대출채권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나, 가계대출의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전분기말 대비 소폭 상승했다"며 "보험회사 대출 건전성 지표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실흡수능력 제고 및 부실자산 조기정상화를 계속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