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외화예금 985억달러... 4개월 만에 900억달러대
"기업 여건 불확실성 지속... 외화예금 감소세 이어질지 단정 어려워"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거주자외화예금이 3개월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올 초까지 달러를 쌓아두던 기업들이 고환율 기조가 계속됨에 따라 서서히 차익 실현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 말 대비 49억1000만달러 줄어든 985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3개월만에 하락 전환이자 지난해 10월(-51억달러)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아울러 거주자외화예금이 900억달러대로 낮아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 중인 외화예금을 뜻한다.
통화별로 보면 거주자외화예금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미국 달러화예금(85.8%)은 전월말 대비 37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달러화예금은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원화 환전에 대한 유인이 커지면서 기업예금(-36.4억달러)을 중심으로 줄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월 말 1452.7원에서 지난달 말 1463.4원으로 오르는 등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엔화예금은 지난달 말 77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월 말 대비 5억3000만달러 줄었다. 엔·원 환율 상승에 따른 거주자의 차익실현 등이 감소 원인으로 지목된다. 엔·원 환율은 지난 1월 말 939.0엔에서 지난달 말 975.4엔으로 36.4엔 상승했다.
이 외에 지난달 말 기준 유로화예금은 41억6000만달러, 위안화예금은 9억5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각각 2억9000만달러, 2억1000만달러씩 감소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탄핵 정국의 장기화와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연초까지는 기업들 사이에서 예비용 자금 확보를 위해 달러는 우선 가지고 가자는 기조가 강했는데 지난달 들어 그런 분위기가 사그라들기 시작했다"며 "그런 와중에 환율은 계속해서 오른 만큼 기업들도 하나둘씩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예금 주체별로 보면 지난달 말 기준 기업예금 잔액이 846억2000만달러, 개인예금이 139억1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각각 45억8000만달러, 3억3000만달러씩 줄었다. 예금 비중은 기업예금 85.9%, 개인예금 14.1%로 집계됐다.
은행별 거주자외화예금은 지난달 말 기준 국내은행이 847억4000만달러, 외국은행지점이 137억9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각각 38억7000만달러, 10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말 거주자외화예금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억달러 가량 감소했으나 앞으로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최근 기업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 뿐만 아니라 기업의 내부 사정이나 경영 전략에 따라 (거주자외화예금은)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