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특허가 숫자 늘리기에 급급해 질적 성장은 뒷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청장 성윤모)과 한국특허전략개발원(원장 변훈석)이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최근 5년(’12년~’16년)간 창출된 ‘특허 성과’의 조사·분석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 ‘16년 국내 특허출원 30,807건, 국내 특허등록 16,670건 등 정부 R&D로 창출된 특허의 양적 현황은 최근 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정부 R&D 등록특허(’12년~’16년)의 질적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R&D 국내 등록특허와 외국인 국내 등록특허를 비교한 결과, 정부 우수특허 비율은 27.3%에 불과해 43%를 기록한 외국인에 비해 60%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해외 출원한 국가 수를 비교하더라도 외국인 국내특허에 비해 약 20% 수준에 불과해 국내용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해외출원 국가 수의 경우 정부 R&D는 1.6개국에 그친 반면 외국인 특허는 6.9개국에 달했다.
국내 특허가 아닌 미국 등록특허를 대상으로 분석하더라도, 정부 R&D 미국 등록특허의 질적 수준은 미국 연방 R&D보다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수특허비율은 한국 정부 R&D 6.1%를 기록한 반면 미국 연방 R&D는 18.6%의 비율로 3배이상 높았다.피인용 문헌 수)도 한국 정부 R&D 4.3건, 미국 연방 R&D 8.1건이었다.
한편, 대학․공공연이 보유하고 있는 정부 R&D 특허성과의 기술이전 계약 건수는 ’16년 3,485건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1.4%씩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대학․공공연의 기술이전 시 정부 R&D 특허가 포함된 경우 계약 당 기술료가 1.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정부 R&D 특허의 미흡한 질적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해외 특허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해외출원이 있는 정부 R&D 특허(’12년~’16년)는 전체 정부 R&D 특허보다 질적 수준과 특허기술 이전 비율이 약 2배 높았다. 우수특허 비율도 해외출원 있는 경우 27.3%로 전체 정부 R&D 특허 11.7%에 비해 2배이상 높았다.
특히, 대학 R&D 특허의 질적 수준은 각 대학에서의 특허 예산규모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 비용 지출 규모 상위그룹(1~20위)은 하위그룹(81위 이하)에 비해 우수특허 비율은 약 6배, 건당 기술료는 약 3배 이상 높았다.
이처럼 대학의 특허 예산 규모는 특허의 질적 수준과 기술료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각 대학별 적정 수준의 특허 예산 확보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공기관은 오래 보유한 高연차 등록특허에 대한 정밀 진단을 통해 활용 가능한 유망 특허만을 선별하는 ‘보유특허 진단 체계’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高연차 등록특허의 경우 특허 유지비용이 늘어나는 부담이 있지만, 우수특허는 특허 당 계약 금액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오래된 특허는 기술이전 건수도 적고* 저가 매도 비율도 높지만**, 한번 기술이전이 되면 소위 ‘대박’이 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청은 이번 조사·분석 결과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연구개발 부처에 제공하여, 국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특허성과 분석 결과가 활용되고 R&D 제도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정부 R&D 특허성과 분석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정부 R&D 과제-특허성과 간 연관성 검증 및 질적 수준 평가 방안 마련 등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특허성과 조사·분석 결과는 누구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18년 1월 말에 특허청 홈페이지와 정부 R&D 특허성과 관리 시스템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한익재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