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청산 가능성 낮다는 관측 지배적...쌍용차 "'회생계획 인가 전 M&A' 추진"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등 인수의향 밝혀 ...HAAH도 공개 입찰 참여할 듯
쌍용차가 10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몸집을 줄인 후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15일 오전 쌍용자동차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후 또다시 법정관리 체재로 전환된 것이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9일 회생파산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 관리위원회로부터 제3자 관리인 등 의견조회를 거쳤다.
업계는 2016년 4분기부터 적자에 시달리던 쌍용차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치명타를 입은 것으로 분석한다.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는 작년 1월 쌍용차 흑자전환 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하고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기에 봉착하자 같은 해 4월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고 신규 투자자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쌍용차는 지난해 12월21일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잠재적 투자자인 HAAH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은 뒤 P플랜(단기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복안이었으나, 약속된 시한까지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가 불가피했다.
수만명 일자리 걸려 청산 가능성 낮다는 관측...쌍용차 "회생계획인가 전 M&A 추진"
법원은 쌍용차의 자산과 재무상황 등을 토대로 쌍용차를 존속시킬지, 청산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업계에선 쌍용차의 청산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청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최소 2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하고, 800개에 육박하는 협력업체가 줄도산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또 자력 회생보단 신규 투자 유치나 M&A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쌍용차 역시 이날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회생계획인가 전 M&A'를 추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존 잠재투자자와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제반 여건을 고려해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이를 통해 단일 인수 후보자와의 협상지연 문제를 차단하고 공개입찰을 통한 다수 후보자 간의 경쟁을 유도,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M&A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현재 에디슨모터스와 케이팝모터스 등이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향을 보인 상태다. HAAH도 공개 매각을 진행하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과 협의해 빠른 시일 내 M&A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M&A 완료를 통해 회생 절차의 조기 종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 협력업체 측은 "회사 몸집을 줄인 뒤 다시 매각을 추진하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제3자 관리인에는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이 선임됐다. 정용원 관리인은 "협력사들과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생산을 재개하고 차질없는 AS를 통해 회생절차개시 결정에 따른 고객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바람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공개 입찰이 추진돼 10년 만의 회생절차가 조기에 종결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