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리더스]정재훈 한수원 사장, 한국 원전 경쟁력 회복 앞장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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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리더스]정재훈 한수원 사장, 한국 원전 경쟁력 회복 앞장설 수 있을까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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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실천 다짐대회서 ‘클린에너지로 미래선도 한수원’ 외쳐
- 작은 것부터 ‘ESG액션 데이즈’운영
- ESG확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경영에도 앞장
- ESG위원회 발족, ‘탄소중립’ 앞당긴다...文대통령에 “원전 필요”강조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 조직 등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지난 9일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향후 원자력발전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했던 탈원전정책을 끝내고 원전을 부활시키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대표 공약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받는 인물이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다. 한수원은 국내 원전산업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탈원전정책의 칼끝이 향했던 기업이기도 하다. 

중대재해법 관련해서 현장을 둘러보는 정재훈 사장 [사진=한수원]

공직 출신 낙하산으로 한수원과 탈원전 실행을 맡다

정재훈 사장은 중소기업청 자금지원과장, 산업자원부 전자상거래총괄과장을 거쳐 지식경제부에서 산업경제정책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기획조정실장과 에너지자원실장을 지낸 뒤 산업경제실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으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근무했다. 

그리고 탈원전을 추진했던 문재인정부에서 2018년 4월 현재의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임명됐다. 흔히 말하는 낙하산인 셈이다. 

정 사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은 우리가 감내하기 어려운 속도와 수준으로 원전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60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전환하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첨단 기술력을 활용해 원전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개최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 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 등을 2084년까지 장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다만 적절한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원전의 안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한 것과 많이 닮아있다. 

이는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기조는 지난해 탄소중립위원회를 조직하고, 지난달 유럽연합(EU)이 원전을 녹색환경분류체계(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한 것과는 별개로 거의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정 사장 "신재생에너지·원전 병행·공존해야 탄소중립 가능"

그런데 정 사장은 작년 10월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 반드시 병행·공존해야 순조로운 탄소중립이 가능하다”며 “과학기술 정보에 근거해서 보면 원전은 안전하다. 탄중위에 신규 원전 건설이 어렵더라도 소형 모듈 원전(SMR) 등 중소형 원자로를 잘 개발하고, 그 수단을 통해 가장 합리적으로 현실적인 탄소중립의 길을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해 항명(?)에 가까운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의 이 발언은 당시 많은 언론에 회자되며 주목받았다. 일각에서는 문 정부의 레임덕을 거론할 정도였다.

문 정부 초기인 2017년부터 탈원전정책이 시작됐다.

그런데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중립이 환경정책의 핵심이 되면서, 탈원전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면서 독일에서도 탈원전정책에 대한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독일의 탈원전정책으로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것이 러시아로 하여금 오판을 하게 한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 연례 투자설명서에서 '원전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조항 제외

지난 10일 한수원이 공시한 투자설명서에는 '원전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조항이 제외됐다. 

이는 해마다 한수원이  투자설명서에서 투자위험요소로 지적했던 내용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11월과 그 이전의 투자설명서에서도 "9차 전력수급계획은 정부의 점진적 원전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등 친환경 전원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여, 장기적으로 회사의 수익성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혀왔다. 

이는 전날인 9일 윤석열 후보가 대선에서 이긴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수원은 국내 유일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용하는 기업이고, 모기업인 한국전력공사(대표이사 정승일)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한전의 발전자회사별 전력 거래단가에서 한수원은 지난해 58.57/kwh로 다른 발전자회사의 절반 수준을 나타냈다. (2021년12월 한전 전력통계속보 518호)

올해 한수원의 전력거래단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류 및 가스 등 화석연료 가격이 올라 다른 발전자회사들보다 훨씬 더 낮아질 전망이다. 

[자료=한수원 투자설명서]

정 사장이 새 정부에서 유임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가 지난해 국회에서 밝힌 대로 원전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력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 부분은 제대로 평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 사장,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초청 ESG 강연 개최..."현실 기반 탄소중립"강조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ESG 특강을 하는 모습 [사진=한수원]

정 사장은 지난달 14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경주 본사로 초청해 "기후변화 위기대응과 한수원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개최했다. 

이는 다소 특이한 일이다. 반 전 사무총장은 보수진영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공기업은 커녕 민간기업에서도 내놓고 초청받은 경우가 드물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기후위기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정부와 기업, 시민 모두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기업의 입장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기업경영의 필수조건이자 생존전략으로 정착되고 있으므로 정부와 기업은 ESG 확립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와 산업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 원전과 SMR(소형모듈형원전)의 전략적 활용”을 강조하면서 “원자력발전을 책임지는 한수원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정 사장은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공존 등 에너지사업 현실에 기반한 ESG 경영으로 탄소중립시대를 앞당기는데 한수원이 소임과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공공기관으로써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한수원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 사장이 이번 정부에서도 한수원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지만, 늦게나마 바른 소리를 낸 것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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