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설계, 동일한 플랫폼·배터리 용량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관건
- BMS 개발에 집중 투자...통합형 BMS 설계 마무리 단계
"너무 일에 쫓기지 않고, 그러면서 창의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이종욱 로진이엔지 대표는 폐배터리 전문가다. 유관 기업에서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그는 최근 회사를 새롭게 차렸다.
그런 이 대표가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가족'을 꼽는다.
이 대표는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에만 너무 전념을 하면 가족을 돌보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라며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했다.
회사의 방향성은 어떻게 이끌어갈까. 이 대표는 "부족하더라도 같이 노력을 해서 같이 방법을 찾고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해서 서로 도움이 되는 회사를 운영하고 싶어요. 정직하게 서로 공유할 수 있는건 공유하고 개발할 수 있는 건 개발하자 주의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기차 시대, 배터리와 폐배터리 관련 사업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누가 높은 기술력으로 시장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지는 상황이다. <녹색경제신문>은 빠르게 성장하는 폐배터리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이종욱 로진이엔지 대표를 만나 폐배터리 시장 및 BMS시스템 등에 대한 현주소와 미래 방향성에 대해 심도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 로진이엔지를 설립하시기 전에는 어떤 쪽에 계셨나
파워쪽 회사를 다녔어요. 전원 공급장치나 인버터 등을 개발하는 전력전자 회사에서 SMPS(전원공급장치)를 15년정도 개발했습니다.
그러다 IT쪽으로 산업이 움직이면서 디지털화 되다보니까 아날로그쪽은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계적인 설계나 시스템 설계와 관련된 반도체 설계에서 3~4년 했어요.
이후 SK가 셀 생산을 시작하던 시기에 대덕공장과 서산 공장에 장비를 납품하는 회사에 입사했어요. 여기서 포메이션 장비라고 배터리를 충방전해서 화학적 안정화를 시키는 장비를 만들기도 하고, 피엠그로우에서 설계팀장도 맡았고, 거기서 나오신 분이 회사 창업을 하셔서 기술이사로 있다가 로진이엔지를 차리게 됐습니다.
▲ 로진이엔지를 설립하시게 된 이유
전기차와 관련된 인프라 서비스를 하고 싶었어요.
시스템 인포메이션 장치나 태블릿 단말기같은 전장 장치를 카센터에서 수리할 수는 없거든요. 아직까지는 그런 기술이 보급되지 않고 있는데 전기차 인프라가 구축되고 안정화가 되면 이쪽 산업이 활성화 될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로진이엔지의 뜻
밝은 기운을 받아서 성공한다는 뜻의 한자어에요.
에너지와 건곤람감리의 불을 뜻하는 붉은색으로 로고를 잡았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것들에 대한 기술을 더욱 개발해서 사회에 보급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 로진이엔지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아직 전기차와 관련된 정비 서비스나 인프라 구축이 초기단계입니다. 애프터마켓은 메이저 회사들이 정비망을 구축해 나가고는 있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싸거든요.
전기차는 수리할 게 없다고 하는데, 시장이 더 커지면 콘텐츠를 포함해 다양한 산업들이 부수적으로 발전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전기차용 배터리팩 설계를 하고 계신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
내부 연구과제로 배터리팩 설계와 관련된 자문을 드리고 있습니다.
배터리라는 자원은 한정적인데, 배터리 용량은 줄이고 다른 부가적인 기술로 배터리를 보완해서 주행거리를 늘리는 하이브리드 개념을 연구하고 있어요. 슈퍼카에도 쓰이고 F1에서도 초반 스타트를 낸다거나 특정 시점에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하거나, 이런 쪽에 대한 선행과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기전자 이론상 에너지를 저장하는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거든요. 패시브 소재 등 예전에도 있던 기술을 응용해서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고 있어요.
▲ 로진이엔지만의 차별점은 어떤게 있나
안그래도 그것 때문에 BMS를 개발하고 제작중입니다. 아마 추석쯤 나올 것 같아요.
타겟은 폐배터리에요. 새 배터리가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BMS 기술을 가진 업체가 많지 않아요. 인건비나 개발비 같은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서 대부분 외주를 주거든요. 게다가 당장 수익이 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배터리를 하려면 꼭 필요한게 BMS입니다.
그래서 이를 통해 파생되는게 있어요. 패키징에서 BMS가 가장 기본적인 거고, 그다음은 충전기에요. 기존 충전기를 쓰는게 베스트인데 그러려면 부가적으로 장치가 붙어야 합니다.
대부분 배터리 팩만 설계하게 되면 충전기와 호환이 안되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컨버터나 충전기를 만드는 기술도 필요하거든요. 현장에서는 보통 충전기 업체와 배터리팩 업체 사이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공급을 받는 업체 입장에서는 배터리 팩이 들어올 때 거기에 가장 적합한 충전기도 같이 공급받길 원하고요.
대용량 폐베터리의 경우 대부분 산업용 충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산업 현장 기준에 부합하면 됩니다. 안전규정을 지키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하면 최상인거죠
그래서 충전기와 팩의 연동이 잘 돼서 적용할 수 있는 모델,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 BMS 시스템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BMS는 배터리의 전체적인 상황을 판단해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관장해주는 매니저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차량에서는 차량 컨트롤 유닛과 통신을 해서 배터리의 상태를 알려주고 특정 잘못된 행위는 못하게 제한을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충전할 때 충전기에 이상이 있으면 차단도 하고 온도·전류·전압 등을 감지해서 배터리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배분을 하거나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BMS 시스템의 성능에 따라 배터리 화재도 어떻게 보면 막을 수도 있는거죠.
▲ 폐배터리 사업 모델을 진행하고 계신다. 어려운 점은?
첫째, 폐배터리는 패키징이 한정적이에요. 최대한 분해를 적게 해야 비용이 적게 드는데 그게 어려운 부분입니다.
국가 과제로는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상용화가 안되는 이유는 높은 비용과 패키징의 난이도 때문이에요. 결국 난이도가 높단건 비용이 올라간다는 뜻이고, 그렇다 보니 상업화로 넘어가지 못하는 거죠.
둘째, 규제문제입니다.
아직 절차나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위험하기 때문에 하지 말라'는 식이에요.
원통형 셀의 경우 수거가 되면 어떤식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요. 그래서 다들 암암리에 파워뱅크를 만들고 있거든요.
ESS쪽은 틈새시장을 노리는 소기업이 많아요. 그런데 투자해야 하는 비용도 높고 잘못된 폐배터리 유통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높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기술인협회 등에 제안하는 부분은, 원통형 배터리 관련한 기술을 쌓아서 보급을 해보자는 쪽으로 자문을 드리는 상황입니다.
▲ 재활용 배터리쪽 규제가 심하다. 실무자 입장에서 어떤 상황이라고 보시는지
폐배터리는 잘못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는데, 제대로 사용하면 안전합니다. 문제는 제대로 쓸 수 있는 가이드를 정부가 잘 안주고 있는 상황이에요.
첫째, 일단 규제가 너무 심해요.
규제를 풀어야 기술도 개발하고 대책도 세우는데 그런 부분이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재로서는 제주도만 규제 자유 특구로 재활용 배터리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제주도에서 배터리를 가지고 나오지도 못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아요.
둘째, 예산부족입니다. 제주도 쪽에서 배터리 과제도 진행되는게 있는데, 예산이 부족해요.
정부에서 테마를 특색화 해서 예산을 분배해주면 좋은데, 다들 사업을 하고싶어 하다 보니 사업비를 쪼개잖아요. 그러다 보니 팀에 돌아가는 사업비가 너무 적은거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손을 뗐습니다.
▲ 향후 방향성
실증 단계를 거치고 하드웨어가 구축되면 소프트웨어에서 보완할 것은 보완한 다음에 특허를 낼 수 있는 부분들은 특허를 내려고 구상하고 있습니다.
워낙 이쪽 사업이 폐쇄적이라 기술 이전을 잘 안하고 공개도 거의 안해요. 그래서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