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부동산 PF리스크' 양극화 심해진다..."리스크 버티는 체력이 관건"
상태바
증권업계 '부동산 PF리스크' 양극화 심해진다..."리스크 버티는 체력이 관건"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3.01.31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사인 메리츠·KB증권 부동산PF 침체 틈타 부실채권(NPL)펀드 시장 참여
중소형 증권사, 중·후순위 PF 위주 포트폴리오...리스크 가중
금융당국, 15년만에 대주단협의체 재가동 한다...최대 1조원 규모 의 부실 PF 매입 펀드도 조성
여의도 증권가.

중소형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대형 증권사의 경우 자본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PF건에 대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사업성이 양호한 건들에 대해 적은 리스크로 고수익을 올릴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금융시장에서 증권사 간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3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9월 기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금액이 2700조억에 육박하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이 양호한 PF건을 찾아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대형 건설사와 함께 부실채권펀드(NPL)조성을 모색하고 있다. 주로 본PF로 넘어가지 못한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이 그 대상이다. 

KB증권이 보험사·공제회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사업장을 선별하면 대형 건설사들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우발 채무 등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만기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프로젝트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에 2000억∼3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롯데건설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건설이 보증하는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매입하는 투자로,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9000억원 규모로 선순위 대출에 나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순위 대출로 참여하는 데다 이자 자금 보충 의무를 부담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리스크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금리 12% 수준의 높은 수준으로 장사를 잘한 셈"이라고 말했다.

또 메리츠증권은 최근 다올투자증권에서 부동산 PF 사업을 담당하던 인력 25명을 한꺼번에 영입하기도 했다.

그에 반해 중소형사의 경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증권사의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긴 하지만 애초 고위험군인  중·후순위채 비중이 높을뿐더러 이미 리스크 관리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국내 23개 증권사의 PF 노출 규모는 총 2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대비 37% 수준이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대형사보다 후순위채 비중이 높은 편이다. 후순위채의 경우 채무 변제순위에서 다른 채권이나 예금자의 부채가 모두 청산된 뒤 마지막으로 상환받기 때문에 위험도가 더 높다.

한편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부실화에 대비해 ‘대주단협의회'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사업장 정상화를 포함한 자율적인 정리를 지원할 예정이다. 최대 1조원 규모의 부실 PF 매입 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주단 협약 개정을 통해 대주단이 부실우려 PF 사업장을 자율적으로 정리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며 "부실 우려 PF 자산을 매입하는 펀드를 캠코 중심으로 조성해 정리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