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공공요금 등이 변수로 작용
한국은행이 국제유가 상승, 공공요금 추가 인상 등에 올해 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밝혀 물가 안정화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제유가, 공공요금 상승에 따른 2차 파급효과를 우려하면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고점을 기록한 후 최근 5% 내외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실린 '물가 여건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도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물가 상승세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국제유가, 공공요금 등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게 한국은행의 진단이다.
특히 국제유가 추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 배럴당 70달러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80달러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측은 "중국 내 방역정책 완화로 중국경제의 회복이 빨라질 경우 원유 수요 증가로 인해 유가 상승압력이 커지면서 국내물가에도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리오프닝에 따른 중국 내 생산 차질 해소 ▲석유제품에 대한 수출 비중 확대 역시 물가 하방 요인으로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한국은행은 전기·도시가스요금이 연내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와 공공요금이 계속 인상되면 생산원가 상승을 거쳐 재화와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물가 제외)에 대한 상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전기·가스·수도 요금 인상에 따른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간 예상하는 물가상승률),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물가 상승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정부의 직접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전방위로 뛰어들고 있으나, 국제유가 등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소비자가 받을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