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여신사 등 제2금융권에 이어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증가해 연체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신규 연체율(잠정) 평균은 0.0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0.04%) 약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새로운 부실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 상승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누적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미FOMC에서 금리를 동결해 추가적인 상승세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종료시 가계와 기업의 깜깜이 부실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략적인 부실규모 파악이 어려워 충당금 적립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말 급격한 금리인상기에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해 7월까지는 0.04%를 유지했으나, 8월 0.05%, 12월 0.07%, 올해 2월 0.09%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5월 가계 신규 연체율은 0.08%, 기업 신규 연체율은 0.11%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0.04%,0.05%) 2배 이상 상승했다.
신규연체율 증가에 은행 전체 연체율 또한 소폭 상승한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의 5월 말 기준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평균 0.33%로 4월(0.31%) 대비 0.02%p, 전년 동월대비 0.13%p 높은 수준이다.
여신건전성 지표의 중 하나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 평균 또한 0.29%로 전년 동월(0.25%) 대비 소폭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보수적은 운용으로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피로가 누적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 시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9월 말로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연장·유예 종료 뒤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채무상환일정을 조정하는 등 연착륙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및 관계기관은 상환 만기 종료 후 취약계층의 상환부담 경감을 위해 최저신용자 대상 특례 보증상품 출시(10월 출시 예정), 정책서민금융 공급 확대 등의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륙 상황 점검회의'에서 "만기연장·상환유예 이용차주의 상환계획서 작성 등 관련 불편사항과 금융권 자체 채무조정·새출발기금 연계 희망차주의 애로사항을 수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며 "금융권도 차주와 협의를 통해 차주가 연착륙할 수 있는 상환계획을 마련해 해달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