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도 상승...특히 중소기업 0.38%p↑
커지는 대출과 연체율 증가...건전성 주의
보험사의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했다. 1년 사이 4조원 넘게 불었다. 어려운 살림에 급전을 목적으로 보험계약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와 동시에 대출 채권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상승세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배경에 보험사 건전성 관리에 관한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보험사 가계대출 규모는 13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전체 대출 채권 잔액은 273조3000억원이다.
이는 보험계약대출이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92.9%를 차지한다.
보험계약대출은 해지환급금의 79~95%를 빌리는 대출 상품으로 가입한 보험을 해지하지 않아도 된다. 심사 절차가 간편하고,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언제든 상환할 수 있다. 주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경우 쓰이며 불황형 대출이라고도 불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체율도 상승했다. 9월말 보험사 대출 채권 연체율은 0.47%로 전 분기 말 대비 0.17%p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추세에 접어들면서 2019년 9월(0.31%) 이후 최고치다.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에서 연체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8%로 전년 동기 말 대비 0.19%p, 기업 대출 연체율은 0.46%로 1년 새 0.26%p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이 급증했다. 0.38%p 오른 0.61%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를 통한 대출자들이 은행을 통한 대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고 이에 따른 높은 대출 금리가 적용된다”라며 “보험사, 저축은행 등의 연체율이 일반적으로 은행보다 높은 이유도 결국 이처럼 제2금융권을 통한 대출자의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 및 높은 대출 금리에 기인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러한 점들이 향후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보험사 대출 채권의 부실 방지를 위한 감독 당국 등의 선제적 대비책 마련 및 지속적 모니터링이 절실한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 변동성 확대로 인한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비해 건전성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실 흡수능력 제고 및 부실자산의 조기 정상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