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포스증권 인수 앞두고 있어 눈길
롯데손해보험 등 보험사 매물도 눈독들여
자금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
"선택과 집중할 필요 있어"
우리금융지주가 한국포스증권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 완성을 목표로 주식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이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한편 다른 금융지주들 대비 자금여력이 남아있는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도 눈독을 들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시장에 나와있는 증권사, 보험사 매물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포스증권 역시 유력 후보긴 하나 아직 공식적인 협상에 들어가진 않았다"고 말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계열사 우리종합금융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주식 앱 개발에 착수했다.
MTS 개발을 위해 우리종금은 국내외 주식제도나 MTS 사용자인터페이스 기획 등 관련 개발 경험이 있는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들어왔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먼저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 간 합병을 이뤄낸 뒤 추가로 중형 증권사 매물을 물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작년 12월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에 5000억원을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인수합병(M&A)을 위한 몸집을 키운 바 있다.
우리금융은 이에 그치지 않고 M&A 시장에 나와 있는 보험사 매물마저 노리고 있다. 지난 2013년 우리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이후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번에 증권사와 보험사를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 홍콩 ELS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금융지주들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실제로 추가 M&A를 하기 위한 자금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99로 집계돼 금융지주들 중 가장 낮았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의 작년 평균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13.4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 비율을 뜻한다. 해당 수치가 낮을수록 금융지주가 출자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는 금융지주에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30%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탐낼 만한 보험 매물은 많다. 현재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ABL생명, KDB생명, 동양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손해보험사로는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 유력 매물로 거론된다.
보험 M&A 시장은 앞으로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보험업계에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27이 도입돼 보험사들의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작년 30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의 높은 몸값은 우리금융이 보험사 M&A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롯데손보의 경우 인수가가 3조원으로 책정돼 있는데 우리금융이 롯데손보를 품을 시, 증권사 추가 인수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자금여력이 많다 한들 우리금융이 모든 곳을 품을 순 없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알짜 매물을 들여오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