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이 출시 1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5만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EV9은 1억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으로 내수 판매는 다소 부진했지만, 미국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대표 대형 전기 SUV로서의 입지를 점차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에서 더 잘팔리는 EV9, 기술적 우위와 브랜드 신뢰도 긍정적 영향
기아 IR에 따르면 EV9은 지난해 6월 국내 출시 이후 올해 4월까지 국내외에서 총 4만8천291대가 팔렸다.
EV9이 올해 들어 한달 평균 2천∼3천대가 팔린 것을 고려했을 때 아직 발표되지 않은 이번 달 누적 판매를 포함하면 5만대를 넘은 것이 유력시된다. 출시 후 1년 만의 기록이다.
특히 EV9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주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판매에서 내수 판매와 수출은 각각 8천982대(18.6%), 3만9천309대(81.4%)로 집계됐다. 수출이 내수판매의 4.4배에 달한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EV9가 해외에서 더 잘 팔리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장거리 이동에 특화된 기술력
기아 EV9은 최신 전기차 기술을 적용한 모델로, 긴 주행 거리와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 전기차의 주행 거리는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EV9은 1회 충전으로 501km의 주행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 시 30분 이내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이러한 성능은 장거리 주행이 잦은 SUV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오랜 시간 신뢰와 인지도를 쌓아온 브랜드의 힘
기아는 오랜 기간 동안 자동차 시장에서 신뢰와 인지도를 쌓아왔다. EV9 역시 고급스러운 디자인, 안전성과 내구성을 겸비하여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또한,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폭넓은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전기차 구매에 따른 유지보수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셋째. 경쟁력 있는 가격 전략 적중
한국 소비자들에게 EV9은 비싼 차량이지만 대형 픽업트럭, 대형 SUV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올해 1∼4월 미국으로 수출된 EV9 대수는 5천579대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7%나 됐다.
EV9은 대형 SUV가 선호되는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전환의 계기를 맞았고, 지난 3월 '2024 월드카 어워즈'에서 최고 상인 '세계 올해의 자동차'(World Car of the Year·WCOTY)를 수상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출시 당시 큰 기대를 받았던 EV9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국내에서는 판매가 부진했지만, 해외에서 호응을 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 대형 전기 SUV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홍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