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이야기] 이슬람권 비즈니스의 지름길 '와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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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이야기] 이슬람권 비즈니스의 지름길 '와스타'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4.06.04 0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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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인 인맥 통해 이익 창출
이슬람권 사업서 필수적 요소
와스타를 표현하는 만화. [이미지=사우디 가제트]
와스타를 표현하는 만화. [이미지=사우디 가제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우리나라에서 이슬람권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과 별개로 이슬람권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2022년 기준 전세계 인구 4명 중 1명을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 인구를 빼놓고선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이슬람권으로 분류되는 중동 및 아프리카는 우리나라 기업에게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슬람권 국가에서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선 치밀한 사업계획과 충분한 자금만으론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문화적 특성을 이해해야만 현지인들과 협업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모로코 현지인들에 따르면 '와스타' 문화는 이슬람권 비즈니스에서 필수로 이해해야만 하는 요인이다. 이들은 와스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슬람권 진출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대해 입을 모은다. 

와스타란 아랍어로 '관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말로는 인맥과 비슷한 뜻을 갖고 있다. 와스타를 통해 이슬람권 사업가들은 영향력을 펼친다. 이슬람권에선 폐쇄적인 인맥을 통해 그들끼리 이익을 창출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와스타는 특히 정부 관공서에서 중요하다. 일반인이 사업을 위해 서류를 발급받거나 도장을 받기 위해 관공서에 갔을 경우 일반적으로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와스타가 있다면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와스타를 통해 이어진 공무원이 당장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뇌물 등이 오고가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에겐 다소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어쩌겠는가. 이슬람권에선 그들의 문화를 따라야만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다. 현지인들과 꼭 교류해야만 시간을 단축시키고 원활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일부 현지인들도 와스타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지만 이슬람권에서 생활과 사업을 위해 와스타는 필수적이라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슬람권에 진출하면서 와스타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쏟아붓는다면 사업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일단 그들과 가까워져 와스타에 들어간다면 어떤 어려움이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가깝게는 관공서 직원부터 멀게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 기업인들과 교류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와스타는 이슬람권 비즈니스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로코의 한 사업가 A(35)씨는 "와스타가 서구권 관점에선 불합리하다는 점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이슬람권에선 어쩔 수 없이 이해해야 하는 문화"라면서도 "외국인에 대한 관심이 모로코에선 높기 때문에 와스타에 들어가기 더욱 쉬울 수도 있어 모로코에 오자마자 현지인들을 사귀며 와스타를 쌓을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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