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체험기] ⓵증착 공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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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체험기] ⓵증착 공정은?
  • 이선행 기자
  • 승인 2024.06.0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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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이선행 기자] ‘포토 마스크, 건식 에칭, PCB, TSV, …’

반도체 분야 기사들을 볼 때면 어렵지 않게 마주하는 단어들입니다. 관련 분야를 취재하고 글을 써온 제게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진 단어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8대 공정은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 걸까요.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겨 깎아낸다는 공정 전체 과정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호서대학교 반도체·디스플래이 팹. [사진=이선행 기자]
호서대학교 반도체·디스플래이 팹. [사진=이선행 기자]

최근 상명대학교와 호서대학교의 도움을 받아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일부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상명대학교는 과학벨트 사업을 통해, 호서대학교 반도체·디스플레이 팹(Fab)에 공정 실습 교육을 위탁하고 있습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님은 “구축하는 데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클린룸은 국내 일부 대학들에만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셨습니다. 

반도체 공정은 디스플레이 공정과 전체적으로 매우 유사합니다. 반도체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디스플레이는 유리 기판 위에 회로가 그려집니다.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3학년 학생들은 이틀에 걸쳐, 호서대학교 내부에 구축된 클린룸에서 디스플레이의 증착 공정, 포토 공정과 식각 공정을 실습했습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미세한 먼지까지 제거된 ‘클린룸’에서 제조됩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단위를 다루는 정밀한 공간에 외부의 먼지는 허락될 수 없습니다.

먼지 유입을 막는 것뿐 아니라 인체에 유해한 화학 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 방진복의 목 부분에는 이중 가림막이 디자인되어 있었고, 소재 또한 도톰했습니다. 투박한 고무 신발 위로 방진복 소재의 천이 달려 있어 외부와의 차단을 도왔습니다.

방진복을 착용한 모습. [사진=이선행 기자]
방진복을 착용한 모습. [사진=이선행 기자]

 

증착 공정은 박막, 즉 기계 가공으로 만들 수 없는 매우 얇은 막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디스플레이의 공정은 나노미터 단위를 다루기에, 기판 위에 얇게 막을 쌓아 올린(증착 공정) 후 원하는 모양(포토 공정) 대로 깎아냄(식각 공정)으로써 배선을 형성합니다. 

공정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물리적 방식(PVD; Physical Vapor Deposition), 화학적 방식(CVD; Chemical Vapor Deposition), ALD(Atomic Layer Deposition)입니다. 증착막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방식을 택합니다.

PVD는 운동 에너지, 열 에너지 등 물리적 에너지를 활용하며 진공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빠른 속도가 장점이지만 증착 물질이 기판에 고르게 분포되지 않아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3차원의 입체적인 박막을 쌓을 때, 옆면의 두께가 아래윗면보다 얇게 형성됩니다. 

 

스퍼터링 공정에서는 금속판이 아래에, 기판이 위에 위치한다. [사진=이선행 기자]
스퍼터링 공정에서는 금속판이 아래에, 기판이 위에 위치한다. [사진=이선행 기자]

PVD로는 스퍼터링(Sputtering) 공정, 증발 공정 등이 있습니다. 

스퍼터링 공정은 플라스마에 의해 잘게 쪼개진 증착 물질(타겟)이 금속판에 튕겨져 올라가 기판에 증착되는 원리입니다. 

고체, 액체, 기체도 아닌 ‘제4의 물질 상태’라고 불리는 플라스마는 기체 상태에 에너지가 가해져,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리된 구조입니다. 증착물의 특성에 따라 금속판의 종류를 달리합니다. 

증발 방식은 증착물(펠렛)에 열을 가해 증기 상태로 만든 후 기판에 올리는 방법입니다. 끓는 냄비의 뚜껑 안쪽에 수증기가 붙는 원리와 같습니다. 

 

CVD는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증착물(타겟, 펠렛 등)A가 같은 모습인 A로 기판에 쌓이는 PVD와 달리, CVD는 증착물B가 화학 반응을 통해 바뀐 C가 되어 기판 위 박막으로 형성됩니다. 여기서 증착되기 전인 B를 전구체(Precursor)라고 부릅니다. 

CVD는 증착막이 고르게 형성돼 품질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는 반면, 느린 속도가 단점입니다. 

 

ALD 장비. [사진=이선행 기자]
ALD 장비. [사진=이선행 기자]

ALD는 CVD에서 파생된 방법입니다. 전구체를 모두 한꺼번(CVD)에 주입하지 않고 따로 주입해, 층별로 화학적 반응이 일어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CVD보다 훨씬 정밀한 공정이며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됩니다. 열 ALD, 플라스마 ALD가 있습니다. 

 

유리 기판 위에 증착막이 형성된 모습. [사진=이선행 기자]
유리 기판 위에 증착막이 형성된 모습. [사진=이선행 기자]

육안으로 판별이 불가능한 나노미터 단위의 증착막 두께는 장비를 활용해 판별합니다. 얇은 바늘로 긁어가면서 두께를 확인하거나 빛의 굴절을 통해 확인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기자수첩]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체험기 ⓶포토 공정으로 이어집니다.

이선행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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