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제재를 본격화하는데 나섰다.

공정위는 앞서 알리가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면서 등록한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유한회사'가 실제 쇼핑몰 운영사가 아닌 '대리인'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어 공정위는 현재 개인정보 침해 의혹과 관련된 '불공정 약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올해 3분기 조사가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과징금 등 제재 규모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의 위법 혐의에 대한 제재 절차를 착수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의혹에 대해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온라인 쇼핑몰 등 사이버몰을 운영하는 통신판매업자는 상호와 전자우편주소, 인터넷 도메인 이름, 서버의 소재지 등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에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9월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유한회사'라는 이름으로 서울시에 통신판매업 등록을 완료했다. 알리가 당시 신고한 내용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유한회사'의 대표자명은 휴이왓신신디, 사업자 소재지는 서울시 중구, 호스트 서버 소재지는 서울시 금천구 가산로였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유한회사'가 알리익스프레스의 대리인 역할을 할 뿐이며, 실제 쇼핑몰 운영 및 관리는 해외 본사 및 다른 법인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를 전자상거래법 위반 사항으로 보고, 통신판매자 신고 의무 위반 의혹 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또한 공정위는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중국 이커머스의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현재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공정위는 테무의 통신판매업 신고 의무 위반에 대해서 조사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아직 지자체에 통신판매업자 신고를 하지 않았다.

더불어 개인정보 침해 우려와 관련한 '불공정 약관' 의혹 등도 현재 조사 대상에 올랐다. 알리와 테무 등 쇼핑몰 홈페이지 내 계정 생성 시 동의해야 하는 약관에 가입자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을 동의하는 등의 약관들이 포함돼있어, 소비자 정보의 국외 유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어 공정위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실제 판매된 적이 없는 가격을 정가로 표시하고,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처럼 광고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에 유통업계에선 공정위의 제재 수위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1일 <녹색경제신문>에 "차이나커머스(중국 이커머스)와 관련해 역차별 논란이 이어지면서 공평성을 위한 제재가 필요했다"며 "특히 개인정보 관리 등과 같이 소비자 보호와 직접 관련이 있는 부분들에 대해 향후 공정위가 어떠한 제재 수준을 가져갈지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조사중인 사항들은 올해 3분기 조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며, 공정위는 적발된 불공적 약관들을 자진 시정하도록 요청하거나, 필요시 제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