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지배구조두고 설왕설래...이와중에 금감원 메스 잡았지만 수술 성공여부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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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지배구조두고 설왕설래...이와중에 금감원 메스 잡았지만 수술 성공여부는 '불투명'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7.23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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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수 의원 "중앙회가 견제장치 없이 자회사에 큰 영향력 행사"
강호동 중앙회장 "중앙회의 지배력은 문제 없다고 생각"
금융당국, 이르면 3분기 농협금융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개선안만으론 지배구조 개선안 실효성 없다는 지적 나와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농협금융의 지배구조를 두고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이에 중앙회는 농협금융에 중앙회의 색채가 들어가는 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와중에 금융당국이 이른 시일 내에 농협금융 지배구조에 관한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관련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야를 막론하고 중앙회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지분을 전부 보유한 채 특별한 제도나 견제장치 없이 농협금융과 그 자회사들에까지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이 비상임이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중앙회를 대변하는 농협 조합장 출신 인사가 대대적으로 선임됐던 전례를 비판한 것이다. 

통상 금융지주들이 금융 전문성이 있는 인사들을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주 최고재무책임자를, 신한은행이 지주 최고운영책임자를 비상임이사에 선임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 농해수위에서도 인사 관련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지주 회장 관련 회의록을 보면 합법을 가장한 낙하산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공직을 염두에 두고 심의하는 흔적이 보이므로 앞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규정 개선안을 마련해서 보고해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대한 중앙회의 입김이 강한 것에 관해 강호동 중앙회장은 선을 그었다. 16일 농해수위에 참석한 강 회장은 "중앙회의 지배력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중앙회의 정체성이 농협금융에 여러모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회 입맛에 맞는 비전문적인 인사가 비상임이사로 선정됐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선 "중앙회에서 경륜과 경험이 있는 분들을 추천했다"며 "금융지주에 전문성이 부족한 부분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이처럼 지배구조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오가는 와중에 금융당국 또한 정치권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3분기 농협금융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중앙회와 지주 등과 협력해 개선안을 어떻게 내놓을지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나 개선안의 윤곽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5월 20일부터 6월 28일까지 총 6주간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35명의 금감원 은행검사2국 직원들은 농협은행 강당에 짐을 풀고 두 농협 계열사에 대해 핀셋 검사를 실시했다. 중앙회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내부통제 악화를 유발해 금융범죄를 방치하진 않았는지 들여다보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중앙회의 입김이 옅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분명 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지분을 100% 갖고 있는 것이 강한 입김의 원인이나, 외견상 법적인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은 금감원이 감독할 수 있다. 하지만 중앙회는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이기에 금감원은 접근할 수 없다. 상호 간 협력이 쉽지 않아 금감원 입장에선 우회적으로 농협금융에 메스를 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결국 중앙회가 문제인데 이 문제를 다룰려면 공은 국회에게 넘겨야 한다"며 "감독 소관, 지분에 관해선 법 개정을 통해 해결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중앙회의 입김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10년 넘게 지적됐는데 아직도 그대로인 걸 보니 정치권이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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