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350억 부당대출'에 제4인뱅 추진 동력 잃나?... 신한은행 ‘조용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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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350억 부당대출'에 제4인뱅 추진 동력 잃나?... 신한은행 ‘조용한 웃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4.08.16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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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350억원 친인척 대출 사고, 제4인뱅 경쟁에 악재
신한은행-더존비즈온, 제4인뱅 설립 속도...신사업TF 출범
신한은행.
신한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우리은행이 수백억원대 부정대출 혐의에 휘말리면서 제4인터넷은행(이하 인뱅)을 설립하는 데 참여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는 우리은행과 제4인뱅 설립을 두고 경쟁을 벌이던 신한은행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르면 하반기에 진행될 새로운 인뱅 인가 절차에서 신한은행이 웃게 될 가능성이 높단 관측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제4인뱅 설립을 둘러싸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은행이 각각 손을 잡은 더존비즈온과 한국신용데이터(KCD)은 기업 경영지원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관련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그동안 두 은행의 양강 구도가 경쟁 막판까지도 깨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우리은행에서 350억원 규모의 친인척 부적정 대출 사고가 일어나면서 제4인뱅 선정 경쟁의 무게추가 기울어졌다. 특히 사회적 평판과 윤리적, 공익적 역할이 요구되는 제4인뱅의 역할을 고려하면 우리은행이 제4인뱅을 설립하는 데 있어 정당성을 잃게 됐단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에 부적정 대출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 지분투자에도 제한이 발생한다. KCD컨소시엄으로선 든든한 자본력을 가진 파트너를 잃게 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그동안 KCD컨소시엄에겐 우리금융의 컨소시엄 참여가 큰 원동력으로 꼽혀왔다.

이로써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의 동맹이 제4인뱅 설립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특히 신한은행은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가운데 인터넷은행 지분 투자를 하지 않은 유일한 곳이라는 점에서 인가 측면에서 강점을 드러내고 있단 관측도 나온다. 더존비즈온 측에서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은 제4인뱅 설립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두 기업은 더존뱅크 컨소시엄 준비를 위한 신사업 TF를 공식 출범하고 예비인가 승인을 받기 위한 사업계획 등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더존비즈온의 핀테크 전문 계열사인 테크핀레이팅스는 신한은행과 함께 '중소기업 공급망금융 지원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원활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 제4인뱅 '(가칭)더존뱅크' 추진 과정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제4인뱅 설립에 뛰어드는 이유로는 기업금융 디지털화가 가장 먼저 꼽힌다. 현재 기업금융의 경우 비대면화를 아직 완전히 이뤄내지 못했단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제4인뱅을 통해 기업금융을 확대해 대출자산을 늘리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더존비즈온이 가진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비금융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신한은행에겐 우량 대출자산을 더욱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는 금융당국이 제4인뱅 설립에 앞서 재차 주문해온 상생·포용금융을 이뤄내는 데 큰 역할을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신한은행이 더존비즈온과의 협업을 통해 자영업자 등 신용정보가 부족한 고객들의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막판 제4인뱅 선정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악재로 인해 제4인뱅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 점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한은행이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면서 "그동안 제1금융권에서 외면받았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포용할 수 있는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해야만 금융당국에게서 높은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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