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라인업 강화하는 동시에 인디게임에도 힘 싣는 웹젠... 방치형 게임도 확보
각각 배틀그라운드·뮤 IP에 쏠려있는 매출원 확대 의지 읽혀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최근 들어 규모 있는 게임사들이 활발한 외부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크래프톤과 웹젠이 이와 관련해 두드러진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양사가 가지고 있는 ‘원(One) IP’ 리스크를 탈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읽힌다.
크래프톤의 주요 매출원은 단연코 ‘배틀그라운드’ IP다. 올해 상반기에는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진행된 컬래버를 비롯한 업데이트가 호응을 얻으면서 전년 동기 대비 유저 수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이에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3729억원, 영업이익 6426억원을 기록하면서 반기 최대 기록을 썼다.
다만 콘텐츠 산업 특성상, 언제나 ‘배틀그라운드’ IP의 대체재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해당 회사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게임들을 개발하는 동시에 ‘화끈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회사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올해 3월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지난 해 전 세계 게임사 350곳을 대상으로 미팅을 진행했다”며 “이러한 관계형성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M&A를 실시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화끈한’ 투자를 통해 이를 실현하고 있다. 당장 올해 상반기만 해도 ▲피콜로 스튜디오 ▲파 프롬 홈 ▲에스카톨로지 엔터테인먼트 ▲엘로디 게임즈 ▲레드 로버 인터랙티브 등 서구권 소재의 개발사들에 손을 뻗쳤다. 이를 통해 ▲힐링 어드벤처 ▲오픈월드 생존 ▲소울라이크 슈팅 ▲익스트랙션 액션 RPG ▲서바이벌 등 다양한 장르 게임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달에는 지난 5월 폐업 수순을 밟은 ‘탱고 게임웍스’의 개발팀을 영입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미카미 신지가 설립한 해당 스튜디오는 ‘이블위딘’ 시리즈, ‘고스트 와이어: 도쿄’ 등과 같은 게임을 개발했다. 특히 작년 출시한 ‘하이파이 러쉬’는 더 게임 어워드 2023 ‘최고의 오디오 디자인상’, 제24회 게임 개발자 회의 ‘최고의 오디오상’, 제20회 BAFTA ‘최고의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해외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는 데 성공했다. 크래프톤은 ‘하이파이 러쉬’의 IP를 확보해 후속작을 내 놓을 예정이다.
한편 웹젠 역시 ‘뮤’ IP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020년 이래로 지금까지 웹젠의 게임 사업 매출의 절반 이상이 ‘뮤’ IP 게임으로부터 발생했다. ‘뮤’의 연식이 오래 됐음에도 불구하고, 웹젠은 작년 하반기 ‘뮤 모나크’ 출시를 통해 IP 파워를 증명했다. 해당 게임의 흥행에 힘 입어 웹젠은 올 1분기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상승한 수치다.
다만 2분기 들어서는 ‘뮤 모나크’ 매출의 하향 안정화가 이뤄지면서 영업이익이 34% 가량 빠졌다. 올해 하반기 ‘뮤 모나크2’의 출시가 예고돼 있지만, MMORPG의 인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는 만큼 해당 게임의 흥행을 장담할 수는 없다.
이에 웹젠은 ‘유니콘TF’를 통해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현금을 출자해 ▲하운드13 ▲파나나스튜디오 ▲블랙앵커 스튜디오 등 국내 게임 개발사들과 협력 관계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RPG 라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인디 게임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일에는 넷마블과 위메이드 등에서 서버 개발 및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의 PD를 맡았던 윤성훈 대표가 설립한 개발사인 ‘던라이크’에 6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얻었다. 해당 개발사에서는 인기 웹툰인 ‘도굴왕’을 기반으로 한 방치형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이를 통해 MMORPG의 특장점인 커뮤니티와 경쟁, 경제요소와 더불어 오프라인 자동사냥 같은 방치형 게임의 편의성을 더해 폭넓은 게이머들을 유치할 전략을 세웠다.
웹젠 측은 “던라이크는 ‘프로젝트 도굴왕’의 국내 출시 및 흥행을 위해 우선 협력한 이휴 웹젠이 보유한 뮤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의 공동 제작 일정도 마련할 계획”이라 전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