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잡으려 대출 만기와 한도 줄이는 은행권...금융당국 압박에 노선 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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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잡으려 대출 만기와 한도 줄이는 은행권...금융당국 압박에 노선 틀었나?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8.26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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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50년 만기 주담대 만기 수도권 한정 30년으로 축소
생활안정자금 대출 또한 한도 제한
신한은행,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5대 은행 주담대 잔액 금리인상에도 크게 불어나
당국 압박에 노선 틀었다는 주장 제기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국내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만기를 줄이고 한도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을 통해 불어나는 가계대출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효과가 먹혀들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리를 올림으로써 가계대출을 제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노선을 수정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29일부터 최장 50년 만기인 주담대 상품의 만기 기간을 수도권 소재 주택에 대해서는 30년으로 일괄 축소하기로 했다. 

또 주택을 담보로 빌리는 생활안정자금의 대출 한도 또한 물건별 1억원으로 제한된다. 지금까지 생활안정자금 주담대에는 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아울러 신규 주택구입 대출 시 1년 이내, 생활안정자금 대출 시 3년 이내로 운영 중인 주담대 거치기간도 없앤다.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갚는 기간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신규 주담대의 모기지보험인 MCI와 MCG 적용 또한 막힌다. MCI와 MCG는 방공제 보험으로 불리는데, 이 보험에 들면 소액임차보험을 포함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즉, 이번 조치를 통해 소액임차보험을 제외시켜 대출 한도를 축소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현재 지역별로 서울 5500만원, 경기도 4800만원, 나머지 광역시 2800만원, 기타 지역 2500만원씩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신한은행 또한 지금까지 허용했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과 플러스모기지론을 중단한다. 

이처럼 은행권이 대출 조건을 제한하는 데에는 금리를 올렸음에도 가계대출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월 말 기준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7501억원으로 전월 552조1526억원 대비 7조5975억원 불어났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당국으로부터 금리 인상 조치를 시행하지 말 것을 주문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즉 금리를 올리는 게 근본적인 억제책이 아니라는 논리에서다. 

앞서 2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은행에게 바란 건 쉬운 금리 인상이 아닌 미리 미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라는 것"이라며 "은행이 적절한 미시 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 금리를 올리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율성 측면에서 은행에 적게 개입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비춰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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