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K하이닉스 주가 6% 급락… 삼전 등 관련주도
3개 주에서 증발한 시가총액 15조 3608억 원 규모
[녹색경제신문 = 이선행 기자] K-메모리를 향한 시기 질투가 무섭다.
미국의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낸 이후 첫 개장인 오늘(19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장 대비 6.14% 떨어진 15만 2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보고서에서는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기존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내려 잡았다.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비중 축소(underweight)’로 두 단계 아래로 하향했다.·
스마트폰·PC 수요 감소로 인한 일반 D램의 가격 하락, 삼성전자의 HBM 공급 본격화가 예상됨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의 과잉이 이유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주가를 흔들기 위한 견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11일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 원에서 8만 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투자의견은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A씨는 이어 “HBM은 고객사의 승인으로 맞춤형으로 제작된다”며 “수요가 단시간에 극적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시적인 현상에 대해서 지속적인 문제가 될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지나치고, 장기적으로 HBM의 수요는 분명히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아주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라고 짚었다.
B씨는 “모건스탠리는 과거에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기업들이 내놓은 실제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며 “우리 기업들을 의도적인 깎아내리기 위함”라고 말했다.
2021년 8월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오고 있다(Memory, winter is coming)’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둔화를 예견한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로 낮추며 목표주가는 15만 6000원에서 8만 원으로 내렸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9만 8000원에서 8만 4천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한 주 동안 각각 14%, 8.7%에 떨어졌다.
B씨는 이어 “2022년 두 기업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이번에도 기업들의 실제 실적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 또한 기존 10만 5000원에서 7만 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2.02% 떨어졌다.
관련주인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3.32% 떨어졌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듀얼 TC 본더를 제조해 독점 공급 중이다. 듀얼 TC 본더는 HBM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이날 3개 주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15조 3608억 원에 달한다.
한편 모건스탠리가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 SK하이닉스 주식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 체결량은 101만 1719주로, 당일 종가 기준 1647억 원 규모다.
이선행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