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 통해 탈염소 과정 규명... 고성능 촉매 개발해 염소 98% 제거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플라스틱 생산량의 증가와 함께 폐기량도 늘어나 환경적, 경제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4억톤 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2060년에 이르러서는 연간 10억톤 이상의 쓰레기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열분해를 통한 화학적 재활용이 플라스틱 폐기물의 분류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열분해유 내에는 제거가 필요한 다양한 불순물들이 포함돼 있다. 이 중 열분해로 생성되는 염소 화합물은 반응기 부식을 유발하고, 촉매를 비활성화 시킨다. 그러나 기존 석유와 같은 탄소 자원에는 염소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염소를 제거하는 촉매 공정은 현재까지 연구된 바가 없었다.
여기서 최민기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신혜영 충남대학교 에너지과학기술 교수 연구팀과 함께 폐플라스틱의 분해 및 재활용 공정의 중요 반응인 탈염소 반응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미량의 백금으로도 염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공동연구팀은 감마 알루미나에 미량(0.1wt%)의 백금을 담지한 촉매를 사용해 탈염소 반응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고성능 촉매를 설계했다. 연구 결과, 탄소와 염소 사이의 결합을 끊고 백금에서 활성화된 수소가 감마 알루미나 표면에 전달돼 염소를 염산(HCl)의 형태로 제거하는 독특한 반응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다량(7,500ppm)의 염소를 포함하고 있는 해양 폐기물 기반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이용한 반응에서도 직접 개발한 촉매를 사용했을 때 염소가 98% 이상 효과적으로 제거됨을 밝혔으며, 높은 장기 안정성을 보임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탈염소 반응은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반응이지만 현재까지 심도 있게 연구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탈염소 반응의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으로 고성능 탈염소 촉매 개발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전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