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건전성·미래 먹거리 확보 등에서도 성과... KB라이프 순항에 기여
KB금융 '인사 관행' 비춰봐도 연임 유력... 다만, '젊은 피'로 세대교체 가능성도 거론돼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의 연임 기상도가 '쾌청'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데다가 합병 시너지 창출과 미래 먹거리 경쟁 등에서도 성과를 낸 만큼 '재신임'이 충분히 가능한 우수한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의 모기업인 KB금융은 최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해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이 대표도 인선 대상이다.
이 대표는 통합법인 KB라이프생명의 초대 수장으로서 임무를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2022년 KB생명 대표로 재직할 당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 기반을 다지는 등 양사의 통합을 주도했다는 설명이다.
KB라이프생명 대표로서는 양사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비교적 순탄하게 이뤄냈다. 양사의 합병 작업이 1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이뤄진 탓에 조직문화와 영업 방식 등에 충돌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안정화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KB라이프생명은 올 상반기 이 대표의 진두지휘 하에 30여 년간 누적된 양사의 전산데이터를 통합하기도 했다.
KB라이프생명이 호실적을 올리며 합병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이 대표의 성과 중 하나다. 이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KB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562억원으로 직전년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함께 거둔 1358억원 대비 1204억원(89%) 늘었다.
올 상반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한 202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주춤했다. 다만, 금융자산 평가손익 및 외화파생손익 기저효과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본업 경쟁력'을 의미하는 보험영업손익은 1597억원으로 전년 동기(1402억원) 대비 되려 13.9% 증가했다.
이 대표는 KB라이프생명의 건전성 관리와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 확대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먼저 건전성은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KB라이프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313.5%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대폭 상회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올 상반기 KB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KB라이프생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9.2%로, 전년 동기(7.2%) 대비 2%p 늘었다.
아울러 이 대표는 KB라이프생명이 시니어 사업에 경쟁사 대비 일찍 뛰어들며 시장을 선점하는 것 역시 이끌었다. 시니어 사업은 생명보험업계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0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해 보험사 가운데 가장 먼저 요양사업을 시작했다. KB라이프케어는 현재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와 함께 실버타운 '평창카운티' 등을 운영 중으로, 2025년 은평, 광교, 강동 등에 요양시설 3개를 추가로 개소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성과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본격적인 통합 시너지 창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십보다는 KB라이프생명의 안정적인 출범과 성장 등을 이끈 이 대표에게 다시 한번 지휘봉이 주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여기에, KB금융의 '인사 관행'도 이 대표 연임설에 힘을 싣는다. 통상 KB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는 '2+1(최초 2년, 연임 1년)'이다. 현재까지 이 대표까지 받은 성적표와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추가 임기가 부여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라이프생명의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업계 내에서 자리잡는 데 이 대표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 시너지 확대가 요구되는 시점인 만큼, 조직 경험과 실적 등을 두루 갖춘 이 대표가 재신임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어, "관행대로 인사가 진행된다는 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관행이 깨지기에는 이 대표의 성과가 확실한 편"이라며, "KB금융의 인사 관행에 비춰봐도 이 대표가 무난하게 연임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교체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이 대표의 나이가 KB금융 계열사 대표 중 많은 편에 속해 세대교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KB금융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출생연도는 1960년대 중후반에 주로 분포돼 있다. 이 대표는 1964년생으로 김성현 KB증권 IB부문 대표(1963년생)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실제로,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첫 계열사 대표 인사도 세대교체 성격이 짙었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당시 인사를 통해 대표들의 평균 연령은 기존 만 58.2세에서 56.8세로 1.4년 젊어졌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젊은 피를 수혈한다는 차원에서 이 대표가 교체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그럴리 없다고 단정짓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