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자산 5조원 이상 국내 대기업집단 78곳의 등기임원 중 오너일가는 100명 중 7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 중 삼성과 LG는 등기임원이 각각 1명에 불과했다. 반면 GS와 현대자동차는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88개 기업 중 동일인(총수)이 있는 78개를 대상으로 등기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등기임원 1만2719명 중 830명(6.5%)이 오너일가인 것으로 분석됐다.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의 오너일가 등기임원 비중은 1.9%로 집계됐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했다. LG그룹 역시 구광모 회장이 등기임원 중 유일한 오너일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이다. 이재용 회장은 과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따른 사법 리스크 부담 등으로 현재까지 미등기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SK그룹은 전체 등기임원 1052명 중 오너일가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11명(1.0%)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등기임원 368명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10명(2.7%)이 오너일가였다. 

롯데그룹은 489명 중 신동빈 롯데 회장 등 6명(1.2%), 한화그룹은 501명 중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4명(0.8%)이 오너일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10대 그룹 중 오너일가 등기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GS그룹인데 등기임원 463명 중 무려 37명(8.0%)이 오너일가다.  GS그룹이 허씨 일가 자손이 많은 가계구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GS그룹은 지주사인 ㈜GS에만 49명에 이르는 허씨 일가가 유사한 규모로 지분을 나눠 가진 특유의 '가족 경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등기임원 중 오너일가 비중이 30%를 넘는 그룹은 KCC(42.4%) 등 총 6곳이다. KCC는 전체 등기임원 59명 중 오너일가가 25명이나 됐다. 이어 영원(38.6%), 셀트리온(34.9%), SM(33.9%), 부영(30.6%), 농심(30.0%) 등의 순이었다.

오너일가 등기임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SM(76명)으로, 우오현 SM 회장과 자녀인 우연아·지영·명아·기원 등 오너일가가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GS(37명), 영원(34명), 보성(33명), KG(31명)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오너일가 등기임원이 단 한 곳도 없는 그룹은 DL, 미래에셋, 이랜드, 태광 등 4곳이다.

등기임원 겸직 수가 가장 많은 오너일가는 박흥준 SM그룹 정도경영본부장인데 총 62개의 계열사 중 SM스틸 등 17개(27.4%)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흥준 본부장은 우오현 회장의 사위다.

이중근 부영 회장은 21개 계열사 중 15개(71.4%)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해 뒤를 이었다. 이중근 회장의 막내딸 이서정 부영주택 전무도 계열사 13개(61.9%)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중근 부영 회장은 2021년 5월 대비 오너일가 등기임원 겸직 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중근 회장은 2023년 8월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15곳을 겸직했다. 이어 박흥준 본부장(3개→17개), 이서정 전무(2개→13개)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반면 등기임원 겸직 수가 가장 크게 줄어든 인물은 최승석 SM스틸 부회장(14개→7개)이었다. 이어 우명아 SM그룹 구매실장(14개→9개), 신동철 반도홀딩스 부사장(9개→4개), 김홍국 하림 회장(7개→3개)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