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2026년 합병, 글로벌 車시장 흔들까?... "폐쇄적 기업 문화가 가장 큰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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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닛산 2026년 합병, 글로벌 車시장 흔들까?... "폐쇄적 기업 문화가 가장 큰 리스크"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5.01.2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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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혼다 모두 글로벌 기업과 얼라이언스에서 불협화음 전적
시너지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 받아들여야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지난 22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패트릭 레인뮐러 교수가 2026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혼다•닛산 합병에 대한 분석을 기고했다. 혼다와 닛산이 2026년 중 580억 달러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일본 기업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가 두 기업의 시너지에 예상보다 더 큰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주된 내용이다. 

이번 합병은 테슬라와 BYD 같은 중국 전기차(EV) 제조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자금과 기술력, 자원을 결합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이지만 중복된 시장 및 기술, 문화적 차이로 인한 내부 조직 정비가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정보회사인 S&P 글로벌(S&P Global)은 중국 브랜드가 2023년 2.5%였던 유럽 시장 점유율을 2034년까지 10%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 10%에서 향후 5년간 45%로 대폭 인상한다는 방침에도 성장률이 높게 나타났다. 

중국차 선전에 유독 타격 심한 혼다·닛산, 둘 다 전기차 분야 취약

중국 기업은 기존 완성차 업계 모두에 큰 위협이지만 특히 혼다와 닛산의 타격이 크다. 

닛산은 2010년 리프(Leaf)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며 EV 혁신에서 한때 업계를 선도했던 기업이었지만, 최근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해 9,000명을 감원하고 글로벌 생산을 20%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혼다는 향후 10년간 전기차 전환에 6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률이 높은 중국 시장에서는 작년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 혼다 CEO 미베 토시히로(Toshihiro Mibe)는 닛산과의 이번 합병이 "중국의 힘 상승에 맞서 싸우기 위한 방법"이라며, 두 기업이 합병하지 않으면 "경쟁자들에게 밀려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혼다는 닛산의 초기 EV 경험과 리프 모델에서 얻은 방대한 데이터로부터 이점을 얻을 수 있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닛산은 비교적 안정적인 혼다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괜찮은 상부상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폐쇄적 문화로 협력에 어려움 겪는 日기업, 혼다·닛산 모두 얼라이언스 실패 전적

하지만 혼다와 닛산 모두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관계에서 특유의 폐쇄성으로 불협화음을 낸 전적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닛산은 프랑스 르노(Renault)의 오랜 제휴 관계를 유지하다 2018년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닛산 CEO의 체포 이후 지배 구조 문제로 르노와 사실상 결별하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혼다 역시 지난 2022년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와 저가 EV 공동 개발을 목표로 5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지만, 1년 후 계획은 폐기됐다. 

레인뮐러 교수는 기고에서 "이러한 예는 겉으로는 호환성이 있어 보이는 파트너들 간에도 전략, 문화,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며 "현재의 자동차 산업은 혁신이 생명이다. 기술, 통신, 에너지와 같은 다른 산업과의 유연한 협력이 중요한데 두 기업이 얼마나 열린 자세로 혁신을 받아들일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한편 혼다와 닛산이 합병할 경우 토요타와 제치고 글로벌 판매량 1위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순위 또한 뒤로 밀리게 된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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