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건전성 '경고등' 켜져... 부실대출·대출 연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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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건전성 '경고등' 켜져... 부실대출·대출 연체 '급증'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5.01.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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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말 국내 보험사 부실대출 전년 대비 48.9%↑... 대출 연체 규모도 24.4%↑
경기침체 및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차주 상환 여력 저하… 보험사도 '직격타' 맞아
부동산 PF 부실도 악영향 미쳐... 보험업계 부동산 PF 유의·부실우려 규모 은행권보다 많아
국내 보험사들의 부실대출과 대출 연체가 1년 새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와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저하된 차주들의 상환 능력과 확대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보험사들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Pixabay]
국내 보험사들의 부실대출과 대출 연체가 1년 새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와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저하된 차주들의 상환 능력과 확대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보험사들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Pixabay]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국내 보험사들의 부실대출과 대출 연체가 1년 새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와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저하된 차주들의 상환 능력과 확대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보험사들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22곳과 손해보험사 17곳의 가중부실자산은 1조61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9%(5315억원) 증가했다.

가중부실자산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은행권의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과 유사한 개념으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뉘는 자산의 건전성 분류에서 하위 3단계에 속하는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자산들을 더한 값이다. 통상 가중부실자산이 늘었다는 것은 돌려받기 어려운 대출금이 불어남에 따라 그만큼 보험사의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손보사의 가중부실자산 증가폭이 생보사를 앞질렀다. 이 기간 손보사의 가중부실자산은 4242억원에서 7016억원으로 65.4% 급증했으며, 생보사는 6642억원에서 9183억원으로 38.3% 늘었다.  

보험사별로는 이 기간 한화생명(2580억원)의 가중부실자산이 가장 많았으며, 메리츠화재(1480억원)와 롯데손해보험(1347억원), 삼성생명(1308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어, ▲현대해상(925억원) ▲DB손해보험(840억원) ▲교보생명(812억원) ▲신한라이프(762억원) ▲KB손해보험(745억원) ▲흥국화재(571억원)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이처럼 부실대출이 늘면서 보험사들이 빌려준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 또한 덩달아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보험사 39곳의 대출 연체 규모는 1조1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2306억원) 늘었다. 

보험사별로는 메리츠화재(4190억원)의 연체금액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롯데손보(1176억원), 흥국화재(1143억원), 삼성생명(1129억원) 등의 연체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화생명(887억원) ▲동양생명(525억원) ▲교보생명 (496억원) ▲삼성화재(427억원) ▲DB손보(420억원) ▲흥국생명(308억원) 등의 순이었다.

금융권은 길어지는 경기침체와 고금리·고물가 등이 보험사들의 부실대출 및 대출 연체 급증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경기 둔화 장기화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진 것에 보험사들이 '직격타'를 맞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경제 불황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금융기관 전반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서민 및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상환 능력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보험사들도 이 같은 경기침체 장기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으면서 부동산 PF 부실이 확대됐다는 점도 보험사들의 부실대출 및 대출 연체가 늘어나는 데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같은 기간 보험업계의 부동산PF 유의·부실우려 규모는 7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상호금융(10조9000억원) ▲저축은행(4조4000억원) ▲증권사(3조8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 (2조7000억원) 등에 비하면 적지만 은행(4000억원)보다는 많은 규모다. 

문제는 앞으로도 보험사들의 부실대출 및 대출 연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개선되려면 무엇보다도 경기의 '긍정적인' 반전이 필요한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차주들의 상환 능력 역시 단기간에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보험사들이 은행처럼 전체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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