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자본건전성 문제 해결 숙제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신학기 수협은행장이 신년사를 통해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자본 확충 방안에 대한 의구심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협은행은 강신숙 전 은행장 체제에서 지주사 전환 계획 발표와 비은행 M&A선언 등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제시했으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1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신학기 수협은행장이 비은행 금융사 인수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포함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자본 확충 방안이 미비하고,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등으로 인해 실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수협은행은 모기업인 수협중앙회의 출자를 통한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수협중앙회 역시 부실채권(NPL) 해결과 적자 조합 지원 등 자체적인 과제가 산적해 있어 지원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행장은 신년사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를 통해 수협은행의 자본력을 더욱 견고히 하고,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은행이 되겠다"며 "디지털과 IT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전문 인력을 육성해 디지털 금융을 고도화하는 한편,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M&A 추진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수협은행이 공격적으로 M&A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수협중앙회의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5.52%로 은행업권 내 최하위 수준이다. 전년 대비 1.63%p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은행권 평균을 밑돈다.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기본자본(Tier1)비율 역시 각각 12.17%, 13.97%로 국내 은행 평균을 하회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은행의 몸집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낮은 BIS 비율로 인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시장에서 인수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캐피탈사의 경우, 높은 부실채권 비율과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이 취약해 인수 시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