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vs우리은행, 커스터디 경쟁 불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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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vs우리은행, 커스터디 경쟁 불 붙어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5.02.17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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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법인 가상자산 계좌 발급 단계적 허용
커스터디 시장 급성장 가능성...법인고객 유치전 열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전경.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전경.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커스터디란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분주하다. 법인투자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되며 커스터디 시장이 성장할 조짐을 보이자 두 은행이 경쟁에 나서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다. 

특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커스터디 사업이 절실하단 관측이 나온다. 커스터디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 관리하는 서비스다.

1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법인에 대한 가상자산 계좌 발급을 단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이르면 하반기부터 수천 개의 법인이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 입장에선 대규모의 법인고객을 유치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업계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로 인해 가장 먼저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혜를 예상하면서도 장기적으론 커스터디 역량을 갖춘 은행들에게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자주 낮은 보안성이 취약점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산이 안전하게 보관되는 일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법인고객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단 평가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커스터디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 비트고와 손잡고 한국 법인 '비트고 코리아'를 설립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해 비댁스와 손잡고 커스터디 사업에 발을 들였다.

업계는 두 은행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선 기업의 예수금을 운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법인고객에게 최대한의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대규모의 기업 예수금을 운용할 기업 전용 수신 상품이나 자산관리 서비스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가상자산과 관련된 PB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 역시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비댁스와 비트코인 ETF에 대한 협력 방안을 도출 중이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와 맞물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우리은행은 거래소와의 제휴 없이도 가상자산 시장에서 단기간에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최대 커스터디 기업인 비트고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모양새다. 비트고는 현재 50여개 국가에서 1500곳이 넘는 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온체인 비트코인 거래량의 20%에 관여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선 커스터디 시장이 우리나라에서도 규모를 갖춘다면 법인고객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비트고를 등에 업은 하나은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단 관측도 나온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가상자산 엑스알피(XRP) 발행사 리플랩스의 경우 미래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 규모를 최소 10조달러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겐 커스터디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수료 수익 등을 통해 금리인하기의 성장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단 관측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기업고객들은 대부분 커스터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는 시장이다"면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커스터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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