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상장사] 제이스코홀딩스 자기 CB 저렴한 가격에 처분…재무 상황은 악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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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상장사] 제이스코홀딩스 자기 CB 저렴한 가격에 처분…재무 상황은 악화①
  •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 승인 2025.03.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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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 후 재매각 반복…재무 악화로 이어진 CB 발행
CB 연 이자 20억…최대주주 변경 후 이자비용만 243억 발생
페이퍼컴퍼니 활용한 CB 발행…자금은 제이스코홀딩스가 납입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제이스코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자기 전환사채(CB)를 염가에 처분했다. 주가보다 전환가가 낮아 곧바로 차익실현이 가능한 CB임에도 프리미엄 없이 액면가액에 판매했다.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이득을 포기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제이스코홀딩스는 해당 CB 매각으로 확정 손실을 봤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최대주주가 캐디언스시스템으로 변경된 이후 수차례 CB를 발행하고 만기 전 취득해 재매각하는 식의 거래를 반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자산의 상당 부분이 담보로 잡히고 재무 상태는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40억 손실 감수…프리미엄 포기한 CB 재매각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10일 3회차 CB 30억원의 주식전환 청구가 이뤄졌다고 공시했다. 해당 CB는 지난 7일 제이스코홀딩스가 재매각한 CB로 파악된다. 앞서 제이스코홀딩스는 3회차 CB 일부(30억원)를 에스더블유 투자조합, 에프씨엠씨 조합 등에 매각했다.

두 투자조합은 CB를 인수 직후 약 11억원의 평가차익을 보게됐다. 해당 CB는 즉시 주식전환이 가능한데 제이스코홀딩스의 전날(12일) 종가는 1794원으로 3회차 CB의 전환가액(1325원) 대비 35.40% 높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해부터 3회차 CB 재매각을 추진 중이다. 총 400억원 규모로 발행된 3회차 CB는 지난해 제이스코홀딩스가 355억원을 만기 전 상환하며 자기 CB로 취득했다. 이자 등의 지급으로 취득에 사용된 금액은 394억원이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해부터 보유한 자기 CB 중 326억원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이 완료되면 제이스코홀딩스는 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올해 재매각이 결정된 CB들의 경우 매각 과정에 특이점이 있다. 회사가 충분히 이득을 남길 수 있는 거래임에도 오히려 손실을 보고 재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올해 3회차 CB 중 80억원을 재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해당 CB의 평가가치는 115억원이다. 제이스코홀딩스가 해당 CB를 상환하는데 92억원을 들였지만, 재매각은 액면가액인 80억원에 이뤄졌다. 12억원의 손실을 보고 재매각한 것인데, CB 주식전환을 통해 즉시 실현가능한 차익(28억원)을 고려할 경우 제이스코홀딩스는 CB 매각 과정에서 40억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CB를 활용해 단기 차익을 실현한 주체들과 대주주 측이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재매각된 CB들이 시장에 풀리면 그 부담은 주주들이 떠안게 된다”고 밝혔다.

금감원 역시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재매각 시점 주가와 전환가액에 따라 달라질 것 같고 매각 대상이 누구인지도 중요할 것 같다"면서 "해당 CB가 즉시 주식전환이 가능하고 주가가 전환가보다 확연히 높다면 기업의 통상적인 거래활동이라 보기 힘들 수 있어 불공정거래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공정거래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금액이 크다면 형사적(배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B 발행과 염가 재매각 관련 <녹색경제신문>의 질의에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회사가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3회차 CB 권면액은 362억원에 달한다”면서 “이중 액면가액으로 판매한 것은 80억원으로 비중이 과한 규모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3회차 CB의 매각목적은 디나가트 니켈 광산 관련 독점판매권 취득을 위한 권리대금 지급목적으로 조속한 대금 지급을 통해 니켈광산사업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빠른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답변했다.

제이스코홀딩스 3개월 주가추이. [사진=한국거래소]
제이스코홀딩스 3개월 주가추이. [사진=한국거래소]

 

스스로 발행하고 납입한 CB…회사 재무 악화

제이스코홀딩스는 최대주주가 캐디언스시스템으로 변경된 이후 수차례 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제이스코홀딩스가 CB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1280억원에 달한다. 그 중 전환기간이 도래한 CB들은 콜옵션 등을 행사해 인수한 이후 외부에 재매각했다. 해당 과정에서 일부 개인과 법인들은 물량을 받아가며 단기간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특이점은 사실상 제이스코홀딩스가 스스로 CB를 발행하고 납입했다는 점이다. 캐디언스시스템이 최대주주에 오른 직후 발행된 1회차 CB는 데카코닉스를 대상으로 발행됐다. 데카코닉스는 당시 CB 납입 대금 전부를 차입했는데, 제이스코홀딩스가 대출 380억원의 상환을 보증했다. 담보로는 494억원 상당의 제이스코홀딩스 공장 등이 제공됐다. 사실상 제이스코홀딩스가 CB 발행 대금을 마련해준 셈이다.

올해 발행된 4회차 CB 400억원 역시 제이스코홀딩스가 담보를 제공했다. 4회차 CB는 파우스트제일차 법인에 발행됐다. 해당 법인은 자본금 100원의 페이퍼컴퍼니로 CB 인수자금 전부를 차입해 조달했다. 415억원을 차입했는데, 이번에도 제이스코홀딩스가 차입금에 대한 담보를 대신 제공했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안산 공장 부지 등 498억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다. 제이스코홀딩스가 공장을 담보로 직접 차입할 수 있었음에도 페이퍼컴퍼니를 앞세워 CB로 발행한 것이다.

제이스코홀딩스가 자금을 납입한 셈이지만, 회사는 고금리 이자까지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CB의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8.5%(복리)로 책정됐으며, 표면금리는 5%다. 제이스코홀딩스가 파우스트제일차에 매해 20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것. 만기시에는 만기 수익률 이자와 함께 원금의 111.8184%(약 447억원)를 별도로 일시 상환하게 된다.

회사 공장 등을 담보로 CB를 돌려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제이스코홀딩스는 1회차 CB 전환청구기간 종료일이 다가오던 2023년 4월 공장 등을 담보로 맡기며 3회차 CB(400억원)를 발행해 1회차 CB를 만기 전 취득했다. 올해는 차입을 통해 3회차 CB를 상환한 후 공장 등을 재차 담보로 제공하며 4회차 CB(400억원)를 발행했다.

돌려막기식 CB 발행이 이어지면서 제이스코홀딩스의 재무구조도 악화하고 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이자비용만 243억원 수준이다. 최대주주 변경 전인 지난 2020년 115억원에 달했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12억원으로 급감했으며, 160억원에 달하던 이익잉여금은 446억원의 결손금으로 전환했다.

직접 차입하지 않고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해 CB를 발행한 이유에 대해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국내 상황이 은행 등 시중 금융에서 직접 차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의 사업운영상 자금이 필요한 시점 적시에 자금이 집행돼야 하는데 3회차 CB 재매각을 완료하고, 금융기관에서 차입하는 건 시점이 맞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진=제이스코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사진=제이스코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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