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위기대응 ‘모범적’ 평가…SK증권은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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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 위기대응 ‘모범적’ 평가…SK증권은 뭐하나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4.17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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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증권, 자회사 지분매각으로 자본확충
이병철 회장 등 배당금 미수취
SK증권 김신 대표 10년 연임…배당성향 두 배
[출처=다올투자증권, SK증권, Unsplash]<br>
[출처=각 사]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이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 모범적인 쪽은 다올이다. 회사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에 자회사 지분매각, 부동산 PF 셀다운(단기 보유 후 매각) 등의 대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지난 상반기 최대 실적 달성에도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지난달 정기주총에서 수장을 교체하고, 이병철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배당에서 제외했다.

반면 SK증권은 이렇다 할 대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본을 확충하기보다 자회사에 180억원 현금을 출자했다. 지난 3월에는 김신 대표를 연임 결정하고 증권사 중 6번째로 높은 연봉 17억원을 지급했다. 회사는 지난해 순이익이 80% 하락했으나 배당성향이 두 배 들어나기도 했다.

다올, SK증권 두 회사는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는 부동산PF 익스포저다. 다올증권의 지난 2021년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110.5%로 국내 26개 증권사 평균치 53%를 두 배 웃돌았다.

같은 기간 SK증권의 비중은 58%로 저조한 편이다. 문제는 브릿지론, 중·후순위 부동산PF 사업 비중이 높은 질적 리스크다. 지난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두 회사의 자산 건전성은 빠른 속도로 저하됐다.

작년 말 기준 다올, SK증권의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2712%(2531억원), 134%(359억원) 늘어난 2531억원, 626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는 모두 우발부채를 덜어내는 방식으로 양적 위험부담을 줄여나갔다. 그 결과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지난해 말 각각 38.7%, 36.5%로 하락했다. 다만 두 회사는 사후 조치에서 차이점을 드러냈다.

다올증권은 알짜 계열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2125억원(지분 52%)으로 지난달 우리금융 측으로부터 최종 거래대금을 수취하면서 거래가 종결됐다. 현재 회사는 태국법인 지분에 대한 매각도 추진 중에 있다.

이번 매각으로 다올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15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또 비유동성 자산인 관계자 지분이 모두 매각대금으로 유입되면서 유동성갭 등 유동성 역량도 한 층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신 대표. [출처=SK증권]

반면 SK증권의 자기자본은 동기간 정체됐다. 지난 12월 자회사 엠에스(MS)상호저축은행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금 180억원을 출자한 영향이 크다. 자기자본 2.9% 규모로 부담은 적으나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는 일제히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던 영업점 기반 사업구조도 개선되지 않았다. 작년 말 기준 지점 수는 전년도와 같은 25개다. 비용은 그대로인데 수익성이 줄면서 같은 기간 영업순수익 대비 판관비 비율은 6.4%p 늘어난 92.8%를 기록했다. 

부동산 PF 관련 자산건전성 문제는 동기간 더 커졌다. 자금회수가 불확실한 추정손실자산은 지난해 말 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려할 만큼 큰 규모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결국 이달 한국기업평가를 마지막으로 3대 신용평가사는 모두 SK증권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유는 크게 수익성 부진, 시장지위 저하, 부동산PF 부담 3가지다.

한국기업평가 이창원 금융2실 실장은 “비우호적인 업황과 비경상손실 발생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어 하향변동요인을 충족하고 있다“며 “수익성 회복 여부와 PF 익스포저 건전성 추이, 우발채무 및 투자자산 한도 설정 및 자본관리를 통한 자본적정성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간 가장 큰 차이는 경영진에서 나타났다. 다올증권은 지난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긴축경영을 단행했다. 이후 지난 3월 새 수장을 선임하고 이병철 회장(22억원)을 비롯한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자에 대한 배당지급을 제외 결정했다.

반면 SK증권은 김신 대표를 10년 연임 결정했다. 작년 증권업계에서 6번째로 높은 연봉 17억원도 지급했다. 미래에셋증권 이만열 회장 10억8900만원보다 높은 규모다.

문제는 당기순이익(44억원)이 84% 하락했으나 배당성향을 무리하게 유지한 점이다. 2022년 결산 배당금을 당해 당기순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47.7%로 전년 대비 24.8%p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한다.

이런 배경에 주가도 고전하고 있다. 14일 종가 기준 회사의 주가는 주당 716원으로 전년 동일 대비 19.8% 하락했다. 반면 다올투자증권의 주가는 5710원으로 동기간 14.2% 증가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자산과 부채가 구조적으로 대응 연동돼 있으며, 자산의 상당 부분이 우량채권 등 시장성 금융자산으로 구성되어 있어 유동성 대응력에 있어 구조적 우위에 있다”며 "향후 수익성을 개선하고 재무안정성 관리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SK증권은 김신 단독 대표에서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에 대한 지배주주(J&W파트너스)의 신뢰가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라며 “김 대표의 임기 중 관련 경영 부담을 모두 해소하긴 힘들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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