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리 인하로 수익성 악화될 전망
KB금융, 다른 금융지주 대비 비은행 비중 높아
"하반기에도 비은행 계열사 바탕으로 좋은 실적 거둘 듯"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상반기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둔 금융지주들이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악화되는 불운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KB금융지주의 경우 탄탄한 비은행 계열사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둬 재차 리딩금융 왕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와는 달리 KB금융은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있어서 큰 약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추가적인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하반기에도 준수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계열사인 은행들의 상반기 이자이익이 21조6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0조4915억원과 견줘 2.8%(5697억원)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5조1328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둬 1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신한은행(4조3798억원), 농협은행(3조9146억원), 하나은행(3조8824억원), 우리은행(3조7516억원) 순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발군의 실적을 거둔 데에는 2023년 1월 기준금리가 3.5%에 도달한 이후 줄곧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들이 영업력을 강화한 것도 실적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지주들이 실적 악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사 이익의 핵심인 이자이익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감소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침체설를 겪고 있는 미국이 이르면 8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은 역시 미국을 따라 10월 금리를 내려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 악화 전망에도 KB금융은 아직 여유로운 모습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타 금융지주 대비 탄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반기 KB금융은 2조78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리딩금융에 등극했는데 이 중 국민은행의 순이익이 1조5059억원을 기록했다. 즉 은행 의존도가 54.1%에 불과한 셈이다.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비은행 비중이 확연히 높다. 상반기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95.3%로 나타나 가장 높았으며, 이어 하나금융(84.6%), 신한금융(74.8%), 농협금융(72.2%) 순이다.
KB손해보험이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을 주도했다. KB손해보험은 상반기 572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 5252억원 대비 8.9%(468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어 KB증권의 또한 상반기 376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지주사 실적에 기여했다. 전년 동기 2496억원 대비 50.7%(1265억원) 순이익이 불어났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작년 상반기 192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557억원으로 32.6%(628억원) 순이익이 급증했다.
하반기에도 KB손해보험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즉, 외부 요인으로 인해 이자이익이 줄어들더라도 비은행 계열사 덕택에 KB금융은 리딩금융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뜻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상반기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확대됐고 홍콩 ELS 고객 보상을 위한 충당부채가 일부 환입돼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며 "하반기에도 은행, 증권, 보험 등 모든 계열사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