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지점장 사칭하며 손 전 회장 친분 과시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우리은행에서 350억원대 부당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중 한 명이 우리은행의 '명예지점장' 명함을 들고 다닌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이 명예지점장을 사칭했다는 사실이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면서 "손 전 회장이 이를 인지했는지가 중요하고 영업점에서 이와 같은 사례가 또 발생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의 처남 김모씨는 서울 '신도림금융센터 명예지점장'이라는 우리은행 명함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명예지점장은 공식 직책은 아니지만 각 지점에 한 명 정도 유력인사를 세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서울 신도림동금융센터, 선릉금융센터 등의 명예지점장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활동했다. 해당 지점은 김씨에게 부당 대출을 내준 배임 혐의로 고소된 임 모 지점장이 근무했던 곳이다.
김씨는 명예지점장 명함을 사용하면서 손 전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김 씨가 명예지점장에 공식 위촉된 사실이 없다면서 김 씨가 사칭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점 발전에 기여도가 높은 우수거래처 대표 등 VIP 고객을 지점장이 추천하면 본점에서 심사를 거쳐 명예지점장으로 선정한다. 우리은행은 현재 300여 명의 명예지점장이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 3일에서 2024년 1월 16일 기간 중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20개 업체, 42건에 걸쳐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8건, 350억원 규모가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관련 보고를 받았는데도 금융당국에 보고 없이 내부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점은 분명히 잘못됐다"면서 "이는 임 회장의 리더십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