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단체, 배달 수수료 인상·라이더 임금 삭감 등 플랫폼 불공정 행위 심화 주장
박주민 의원, "독점 업체 제동할 온플법 제정할 것"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배달 플랫폼에 대한 정부의 자율규제 기조를 비판하는 집회가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렸다.
라이더, 입점업체, 시민사회 등 배달업계를 구성하는 이해관계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배달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저지할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법 등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한편, 해당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석해 온라인플랫폼법 통과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2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정책과 관련해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의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기조를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22일 오후 2시공공운수라이더유니온지부·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이 참여한 공동 집회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50명 가량의 일반 집회 참가자와 30대가량의 오토바이를 탄 배달업 종사자들이 참석했다. 집회 인근 도로를 지나는 배달 오토바이가 집회 현장에 대고 "화이팅!"이라고 외치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첫 개회발언을 맡은 공공운수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위원장은 "배달의민족은 입점업체 중개 수수료를 올리고, 라이더 운임을 삭감하고, 라이더가 보험에 제대로 가입했는지 확인하지도 않으면서 상생과 안전 캠페인 광고를 하고 있다"며 "이러한 피해에도 플랫폼에 부담을 줄 수 없어서 자율규제만을 시행하겠다는 정부가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김영무 협회장은 "정부의 자율규제 방침은 플랫폼의 기업 활동을 돕기 위한 혜택으로 처음부터 불공정한 취지였던 것은 아니다"며 "다만, 이제는 자율규제를 악용해 피해를 만드는 플랫폼들을 정부가 나서서 규제할 단계"라고 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송명순 공동의장은 "배달 플랫폼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배달 중개 수수료를 똑같이 맞추고 무료배달로 배달 비용을 입점업체에 전가하고 있다"며 "과도한 플랫폼 수수료는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배달앱 전체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으니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개회발언을 함께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김진철 공동회장과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김주호 팀장도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생업을 중단하고 생존권을 외치러 집회에 모인 모두에게 정부가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주최 단체들은 배달 플랫폼을 규제할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독점규제법을 입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주장했다. 정부의 자율규제 기조만으로는 배달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저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집회에 오토바이를 타고 참여한 한 배달업 종사자는 최근 배달 플랫폼의 배달료 정책에 의해 임금 삭감을 겪었던 경험을 전했다.
배달업계에 전업으로 3년째 종사하고 있다고 밝힌 이 종사자는 22일 <녹색경제신문>에 "플랫폼들은 무료배달로 배달 건수가 늘어서 라이더들의 수익이 늘었다고 주장하지만, 무료배달은 묶음배달로 진행돼 건당 배달료가 낮아지기 때문에 사실상 '배달료 쪼개기'"라며 "특히 일정 배달 건수 달성 시 추가금을 주는 프로모션 제도 때문에 사고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참석해 제도권 내의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박주민 의원은 "시장의 원리상 경쟁이 치열해지면 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는 올라가고 있다"며 "이는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업체들에 의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정부가 규제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회 때 반드시 온라인플랫폼법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으며, 오늘도 관련 회의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