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구조도 조기 제출 서두르는 은행과 금융지주...손태승 부적정 대출 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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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무구조도 조기 제출 서두르는 은행과 금융지주...손태승 부적정 대출 건 때문?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8.23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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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권, 10월까지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 추진 중
금융당국, 조기 제출 시 인센티브 주겠다고 공표
조기 도입 꺼리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기류 바뀌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부적정 대출 건 때문이라는 분석 나와
당국에 압박 느낀 금융권, 속속 책무구조도 제출할 듯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책무구조도의 개념도.[자료=금융위원회]
책무구조도의 개념도.[자료=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오는 10월까지 책무구조도를 도입하는 금융회사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당초 은행과 금융지주들은 조기 제출을 꺼려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기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연루된 부적정 대출 건으로 금융권이 당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책무구조도란 CEO를 포함한 금융사 임원에 담당 업무에 대한 내부통제 책무를 배분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도록 하는 문서를 말한다. 1인 1역 체계를 구축해 금융범죄를 예방하고자 고안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이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과 금융지주의 경우 내년 1월 3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도입 시기를 좀 더 앞당기려는 것이다. 

이처럼 금융권이 분주한 이유는 지난 7월 금감원이 10월 31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해 시범운영에 참여하는 금융회사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공헌했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에 금융범죄가 적발된다 하더라도 책무구조도 상 책임이 있는 임원의 처벌이 면제된다. 또, 필요하면 책무구조도에 관한 컨설팅 역시 제공된다. 

<녹색경제신문>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취재한 결과, 10월 31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겠다고 확답을 한 곳은 없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조기 도입에 열려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과 금융지주들은 첫 사례로 박제돼 다른 금융권을 위한 '교보재'로 쓰이진 않을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기를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당국에서도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말했기에 최대한 10월에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 역시 "계열사들의 책무구조도 작성이 완료되는 대로 지주사도 작성을 마무리 해 일찍 제출하게끔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금융권의 행보가 손 전 회장이 연루된 350억원 가량의 부적정 대출 건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속속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해당 건이 금융권을 향한 비판 여론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350억 중 일부는 임종룡 회장 재임 시기인 올해 1월에도 실행됐다. 이에 현 우리금융 수뇌부들도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당국이 우리금융에 서슬 퍼런 비판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0일 열린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직격했다. 

직격을 당한 건 우리금융이지만 업계에서는 이 원장이 금융권 전체를 겨냥했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이에 당국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무구조도를 일찍 도입하는 곳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을 위해선 이사회 개최, 법률 검토 마무리 등 해야 할 게 많다"면서도 "그러나 돌아가는 분위기 상 내년까지 질질 끄는 곳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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